미국 바이오 기업 바이오젠과 일본 헬스케어 기업 에자이가 합동 연구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실험을 중단했다. 바이오젠 주가는 29% 하락했다.
바이오젠은 22일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임상 3상 2건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독자모니터링위원회를 형성해 검증한 결과 개발 중인 치료제 효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는 완치 치료제가 없는 세계 난치 질환 중 하나다. 의약업계는 수년간 치료제 개발에 투자했지만 근본 해결책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바이오젠 아두카누맙은 임상 1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능을 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임상 환자를 모집해 3상 최종 결과는 2020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치료제 위험성 때문에 임상실험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마이클 보나소스 바이오젠 총괄은 “이번 중단은 알츠하이머 치료 어려움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계기”라면서 “신경과학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질환은 미국 성인 환자 사망 원인 중 6번째로 높다. 미국에만 500만~700만명 환자를 보유한다. 국내 알츠하이머 환자는 2009년 22만 명에서 10년 만에 41만명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는 2050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1억35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동안 제약업계는 알츠하이머가 단백질을 함유한 이물질 덩어리인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과 관련 있다고 판단했다.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거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치매 치료·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치료제를 개발했다. 바이오젠 아두카누맙 역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알츠하이머 진행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개발한 항체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치료제 개발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미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2016년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효과를 노린 단클론항체 솔라네주맙(solanezumab) 3상 임상시험에서 위약 대비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화이자도 2013년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중 임상 3상에서 기대만큼 효과를 보이지 않자 해당 실험을 중단했다.
성다교 수습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