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그린텍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플렉시블 배터리 공급처를 무선헤드셋에서 의료기기 분야로 확장한다. 현재 월 5만개 양산체제를 갖춘데 이어 하반기에는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린다.
아모그린텍은 금호전기 발광다이오드(LED) 두피모발케어기기 '레이큐어캡'에 740mAh 용량 플렉시블 배터리를 공급했다고 20일 밝혔다.
레이큐어캡은 모자 안에 넣어 착용할 수 있는 무선 의료기기다. 플렉시블 배터리를 활용해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이동성을 극대화했다. 지난해 말 국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상반기 일본 대형 가전양판점 판매를 앞두고 있어 아모그린텍도 일본 공략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아모그린텍은 지난해 하반기 브리츠 무선헤드셋에 740mAh 용량 플렉시블 배터리를 공급하며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배터리를 상용화했다. 기존 스피커 부분에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생기는 무게와 송신률 저하 등 단점을 해소하면서 노이즈캔슬링 등 부가 기능 탑재로 늘어나는 배터리 소모량을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외 복수 업체와 LED 다이어트 벨트, 무선 LED 마스크 등 신제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는 플렉시블 배터리 신시장으로 주목받는다. 모발케어, 피부미용, 다이어트, 통증치료 등 용도로 헬멧, 마스크, 벨트, 안대 형태 등 많은 제품이 출시되지만 유선이나 일반 배터리로는 디자인과 이동성, 사용감 등에서 많은 제약이 따랐다. 배터리 용량 한계로 무거운 외장 배터리팩을 추가로 쓰기도 했다. 이를 플렉시블 배터리로 대체하면 원하는 공간에 배터리를 탑재해 신체 굴곡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하면서도 휴대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5G 시대가 열리고 GPS 기능이 보편화되면서 늘어나는 배터리 소모량을 충족하기 위해 고심하는 스마트워치 업체와 협력도 활발해지고 있다. 시곗줄 부분에 플렉시블 배터리를 추가하면 현재 300mAh 안팎인 배터리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미국과 중국 모바일 제조사와 무선 헤드셋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 개발도 논의하고 있다.
아모그린텍은 자체 나노 분리막 기술을 바탕으로 2013년 플렉시블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다. 파우치와 전극에 주름을 넣어 벤딩(구부림)을 원활하게 하는 플렉시블 공정이 핵심 기술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구조나 소재를 바꾸지 않고도 플렉시블 구현이 가능하다. 용량도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2000mAh까지 구현한다. 180도 접거나 좌우로 비틀고 구멍을 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며 심지어 가위로 잘라내도 나머지 부분은 정상 작동한다.
회사는 올해 플렉시블 배터리로 2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현재 월 5만개 수준인 생산능력을 하반기 월 10만개 규모로 키울 예정이다.
아모그린텍 관계자는 “5G 서비스 상용화로 모바일 기기 배터리 소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스마트워치와 AR·VR 업체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의료기기를 시작으로 IT 기기 분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모바일 제조사와 폴더블폰,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