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인 Of 블랙 호캉스②] '누마루에 앉아 즐기는 차경과 풍류' 한옥호텔 영산재

Photo Image
전남 영암 소재 한옥호텔 '영산재' 전경.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호캉스’나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이라는 신조어에서는 여행의 트렌드 변화가 엿보인다. 숙소가 관광지에서 잠깐 머무는 공간에서 벗어나, 여행의 목적으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개성 있는 프리미엄 숙소가 여럿 등장하면서 휴가의 핵심 콘텐츠로 여겨진다.

이에 본지는 여기어때(운용사 위드이노베이션)와 함께 전국의 프리미엄 숙소를 생동감 있게 전하는 전문 큐레이터의 목소리로 '단 하루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머물고 싶은 '프리미엄 숙소'를 매주 1곳을 소개할 예정이다.

◇'누마루에 앉아 즐기는 차경과 풍류' 한옥호텔 영산재

Photo Image
전남 영암 소재 한옥호텔 '영산재' 전경.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예부터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를 명당이라 했다. 영암에 위치한 한옥호텔 영산재에선 누구나 ‘배산임수’라는 명당의 의미를 단박에 이해하게 된다. 뒤로는 월출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아래로는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을 굽어보는 위치로 산과 강, 너른 들판이 펼쳐진 호젓한 주변 경치에 한옥의 고즈넉한 매력이 배가된다. 비옥한 땅 위에 검은 기와지붕이 우아한 곡선을 뽐내며 켜켜이 자리한 전남 최초의 한옥호텔이다.

Photo Image
전남 영암 소재 한옥호텔 '영산재' 복도.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한옥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2층 높이의 본관은 웅장한 느낌을 띄고 있다. 솟을대문처럼 지붕을 높게 얹은 입구로 들어서자 편백나무로 꾸며진 로비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투숙객은 이곳에서 체크인을 마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이 위치한 2층으로 올라가게 된다.

복도에는 손님을 반기는 청사초롱이 매달려있다. 21개의 객실은 크게 본관에 자리한 연립형 객실과 프라이빗 한 별채 객실로 나뉘는데, 모두 크고 작은 안뜰을 가지고 있다. 툇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낮은 담장 너머의 풍경이 제법 운치 있다.

Photo Image
전남 영암 소재 한옥호텔 '영산재'.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새로 지은 현대식 한옥이나 돌을 쌓아 만든 담장과 안마당, 발을 디딜 댓돌과 툇마루, 단아하게 들어올려진 처마 곡선으로 옛 한옥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내부는 서까래와 대들보를 드러낸 천장과 사면에 난 창으로 여름이면 바람이 막힘없이 드나들고, 겨울이면 빛을 깊숙이 들인다. 한지를 바른 창호 뒤에는 유리문을 이중으로 덧대 외풍을 방지했다.

Photo Image
전남 영암 소재 한옥호텔 '영산재'.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편백나무로 제작된 실내 가구에선 은은한 향기가 난다. 한옥의 멋을 해치지 않도록 TV와 에어컨 등을 전통 창호문 뒤로 숨긴 점도 인상적이다. 한옥의 멋과 현대적인 편리함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영산재다.
 
이층집으로 재해석된 한옥이 어색함 없이 멋스럽다. 복층형 별채 객실인 햇살채와 달빛채, 하늘채는 3개의 침실과 2개의 욕실을 갖추고 있어 최대 성인 10명까지 투숙 가능하다. 가장 높은 터에 위치한 까닭에 영산재와 주변 풍광이 한눈에 담기는 빼어난 뷰를 자랑하기도 한다.

Photo Image
전남 영암 소재 한옥호텔 '영산재' 주변 풍경.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따뜻한 계절이라면 단연 누마루가 있는 객실을 추천한다. 3면이 트여 있는 구조로 안팎을 경계 없이 잇는 공간인 누마루에선 경치를 빌려온다는 ‘차경’의 의미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여름밤, 모기향을 피워둔 채 시원한 마루바닥에 앉아 맥주 한 잔을 들이키기다 보면 옛 조상들의 풍류와 흥취를 몸소 경험한다.

Photo Image
전남 영암 소재 한옥호텔 '영산재' 식사.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차가 거의 다니지 않고, 바로 옆으로 영산강이 흐르고 있어 라이딩을 즐기기에도 적당하다. 호텔 프런트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주고 있으니 이른 아침 영산호 관광단지를 둘러보며 맑은 공기를 들이마셔보자. 가볍게 땀을 빼며 달린 후 돌아와 먹는 아침이 꿀맛이다. 남도의 손맛이 느껴지는 밑반찬과 따뜻한 국으로 차려낸 상차림이 정갈하면서도 맛깔나다.

Photo Image
전남 영암 소재 한옥호텔 '영산재'.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배불리 먹고, 따뜻한 온돌에 몸을 지지고, 맑은 공기의 시골길을 걸었다. 이곳을 추억할 땐 묵직한 대문의 무게감과 반들반들하게 닦인 마루바닥, 창호를 뚫고 들어오는 햇살을 떠올릴 것이다. 객이 아닌 주인처럼 한옥 한 채를 온전히 누리며, 땅의 기운과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했던 한옥호텔 영산재에서의 하루다.

필자소개/양여주 여기어때 블랙 큐레이터

Photo Image
양여주 큐레이터.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iMBC Tvian 웹진기자로 커리어를 시작, 매거진 F.ound·티몬·미미박스·토니모리 등의 콘텐츠 에디터를 거치면서 다양한 제품들은 물론 세계 각국의 여행기를 감각적으로 묘사하며 전문 에디터로서의 역량을 갖춰나가고 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