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가 금융사 최초로 정보기술(IT) 부문 조직 체계, 업무 방식, 사무 공간을 통째로 바꾸는 이색 실험을 단행한다. '디지털 컬처' 프로젝트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처럼 근로자에게 최적의 업무 공간과 디지털 기기, 인프라를 제공해 업무 혁신을 꾀하자는 사업이다. 디지털 금융지주로 탈바꿈하기 위한 내부 쇄신 작업을 본격화했다.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금융IT 영역의 혁신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은 이번 디지털 컬처 프로젝트 실험 결과를 토대로 오는 2020년 8월 완공 예정인 KB금융타운(통합사옥)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다. 조직뿐만 아니라 각종 업무 인프라 등을 IT 부문에 국한하지 않고 전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이 국내 최초로 IT 부문 조직 체계, 업무 방식, 사무 환경을 혁신하는 '디지털 컬처' 프로젝트 실험을 단행한다.
우선 IT그룹 전 직원의 PC를 없앴다. 약 2500대 클라우드PC를 전면 도입한다. 내부 직원은 물론 상주 유지 보수 인력, 프로젝트 외부 인력을 포함한다.
제로 클라이언트·올플래시 방식 클라우드PC를 채택했다. 기존 PC 대비 발열·전력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그린&클린 오피스 실현을 목표로 잡았다. 올해 윈도10 운영체계(OS)와 8GB 메모리 증설을 완료한다. 개인 부재 시 중앙 시스템 액세스 권한만 있으면 누구나 자료 공유와 디지털 보고가 가능하다. 모든 업무는 중앙 스토리지로 연결돼 정보가 보관된다. PC 대신 제로 클라우드 본체(모니터)를 통해 네트워크화되고 업무를 본다.
업무 회의 체계도 글로벌 IT 기업처럼 혁신했다.
클라우드PC 기반 환경과 태블릿PC를 활용한 디지털 보고·회의에 더해 전 경영진과 부서장 집무실 내 회의 체계를 전자칠판(삼성전자 플립)으로 대체했다. 실시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내 정보와 업무 양식을 전자칠판으로 불러와 판서하고, 종이 서류 없이 회의를 진행한다.
모바일 업무 환경도 갖춘다. IT그룹웨어를 모두 모바일 환경으로 구축, 개인 사무 공간을 벗어나도 장소 제약 없이 필요 문서를 열람하고 보고와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 워크 환경을 구현한다.
수평형 사무 공간을 도입한다. 외주 IT 인력에게도 동일한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60여개의 다양한 회의실을 건물 곳곳에 배치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수직의 권위 위주 IT 조직과 문화를 이번에 다 바꿔서 내부적으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혁신)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