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원개발로 부채비율이 2200%까지 치솟은 한국석유공사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우량자산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인력 감축에도 나선다.
11일 석유공사가 발표한 비상경영계획안에 따르면, 미국 셰일가스 광구인 이글포드와 영국 에너지기업 다나페트롤리엄(이하 다나) 등에 대해 지배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지분 상당량을 올해 중 매각한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수익성 있는 우량자산을 패키지화해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등 자본을 확충하기로 했다.
석유공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675억원 증가한 543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부채원금 6742억원 상환에도 불구하고, 과거 해외투자사업 후유증으로 1조1595억원 당기 순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자본감소까지 더해지면서 부채비율은 2287%까지 급증했다. 이라크 쿠르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금 중 회수불가능 금액 6352억원을 손실 처리했고 2011년 매입한 미국 이글포드사업 관련 조건부 투자유치금액 4305억원에 대한 자본인정 취소에 따른 부채 증가다. 과거 해외 자원개발사업 시기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도 4260억원에 달했다.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은 “자본감소와 부채비율 급증은 2008년~2012년 사이 해외투자 부실을 정리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재무구조 개선 외에 인력 구조조정, 비용절감을 통해 부채비율을 올해 1200%대로, 내년에는 500%대로 대폭 낮춘다는 목표다.
2016년부터 추진해 온 인력감축도 수위를 높여 상위직원 10% 감축, 해외근무자 23% 감축, 장기근속자 명예퇴직 유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다.
석유공사는 이날 울산 본사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위기 극복 결의대회도 가졌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