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는 ‘한반도 평화’라는 담대한 여정을 시작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서막으로 진행된 남북 평화의 행진은 2018년 4월 27일과 5월26일 그리고 9월 18일 각 각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과 북측 통일각, 그리고 평양시에서 세계인들의 시선 속에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그리고 2018년 6월 12일, 2019년 2월 27일~28일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었으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되면서 ‘신한반도체제’의 속도조절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토크콘서트 ‘힐링닥터가 간다’를 진행하고 있는 사공정규 교수는 지난 1일 ‘갤러리 더유’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기만 중앙상임위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는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이며 헌법기관입니다. 국민의 평화통일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실천적 노력을 제도화하여 민족의 염원인 통일정책을 초정파적 범국민적 차원에서 추진하기 위해 대한민국헌법 제92조 “평화통일 정책수립에 관한 대통령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를 둘 수 있다” 에 근거하여 설치, 운영되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요기능으로는 통일에 관한 국내외 여론수렴과 통일에 관한 국민적 합의도출, 통일에 관한 범국민적 의지와 역량의 결집과 그 밖의 대통령의 평화통일정책에 대해 자문하고 건의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Q : 민주평통 중앙상임위원으로서 우리나라 통일에 대한 생각은요?
A : 상임위원은 기본적으로는 자문위원들의 여론을 통해 시의 적절한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를 각 분과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의결하여 의장이신 대통령께 건의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통일정책이 국민들의 눈가림이나 보여 주기 식 이벤트화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서막으로 지금 남북관계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 영어에도 ”천천히 서둘러라(Make haste slowly)“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급하다고 바늘의 허리에 실을 꿰어 쓸 수 없듯이 그 속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우리 현실 속에서는 언제나 굳건한 안보이며 국민을 위한, 국민과 함께, 국민을 그 중심에 둔 전략이 필요함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Q : 20대 중반에 공무원으로서 안정된 직장을 의원사직하고 태권도에 뛰어 드셨다고 들었는데요?
A : 원래 몸이 약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아버지의 권유로 태권도를 중학교 1학년 때 시작했습니다. 중, 고, 대학생 때 태권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 태권도에 매료 되었습니다. 태권도는 ‘싸움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가르치는 무도’입니다. 태권도의 정신을 세계에 전파하는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직업으로서 태권도를 하는 것은 반대하셔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공무원이 되었으나, 저의 꿈을 포기 할 수 없어 존경하는 아버지의 반대를 이해시켜드리지 못하고 아버지 허락 없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그 후 3년간은 명절에도 고향 집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태권도 지도자로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아버지께서 보시고서 이해와 용서를 넘어 응원해 주셨습니다. 그 이후로 아버지의 응원에 힘을 얻어 태권도 국제심판과 강사로서 가보지 않은 나라가 없을 만큼 올림픽관련 무대를 비롯한 많은 국제적 활동을 통해 태권도의 정신을 세계에 전파하는 일을 했습니다.
Q : 인생을 사시면서 철학은요?
A : 제가 살아오면서 두 가지 철학이 있습니다. 첫째는 목표설정입니다. 성장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나칠 만큼 단 한 번도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지내온 세월은 없었습니다. 둘째는 획일적인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세계 최초로 “독도는 우리 땅! 태권도가 지킨다,” 라는 “독도 프로젝트”를 입안, 독도에 입도하여 태권도시범을 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철학이 아무것도 없이 맨손으로 시작한 제게는 큰 경쟁력이었고 에너지였다고 생각합니다.
Q :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A :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2018년의 목표였던 태권도 공인8단 승단입니다. 7단을 보유한 후 교수로 임용되고 18여년 만에 8단에 도전하여 응심을 위한 수련 중 부상 등 많은 어려움 끝에 승단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둘째는 2018년 연구년을 맞아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진정한 평화를 체험한 일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혼자 제주도에서 20여 일간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르는 차박을 하면서 9시간 소요 되는 우리나라 최고봉인 한라산 백록담 등반을 4회를 하는 힘든 과정 속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항상 경쟁과 긴장 속에서 시간에 쫓기며 살아오다가 처음 반대로 시간이 나를 따라오고 내가 시간을 리드하는 그런 체험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Q : 앞으로 어떤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지요?
A : 평화로운 한반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평화통일은 우리 국민들의 꿈입니다. 그러나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가는 과정 속에 남남갈등이 심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태권도 내면에 흐르는 홍익인간정신, 평화정신, 애국정신, 충효정신, 예의정신, 극기정신, 준법정신, 호연지기 등을 통해 우리나라가 번영하고 우리국민이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김기만 중앙상임위원>
○1958년 영양출생 ○계명대학교 대학원 체육학박사 ○세계태권도연맹 1급 국제심판
○태권도 공인 8단 ○수성대학교 스포츠레저과 교수 ○수성대학교 민족통일연구소 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힐링닥터 사공정규 교수는 의학박사이며 작가로 활동 중이다. 현재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동국대학교 심신의학연구소장으로 재임 중이며, 하버드의대 우울증임상연구원,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은희 기자 (ke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