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난 수준 미세먼지 사태에 총력 대응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연일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는 것을 빼면 당장 취할 수 있는 대책이 마땅치 않다.
정부 내부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관련 “이유가 어디에 있든, 이런 사태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수도권과 충청권이 비상저감조치가 닷새째 발령됐다. 많은 국민께서 피해와 고통을 겪고 계셔서 마음이 몹시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 대책은 환경부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각 부처 장관과 지자체장은 현장방문 등을 통해 이행조치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단기간에 미세먼지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최선을 다하고 솔선수범을 하는 모습이라도 보여드려야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 장관은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는 배경은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정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기후변화 대응이 답이라면 장기적으로 봐야하는 어려움이 있고, 국민이 당장 체감하는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계속 된다면, 국민 생명안전 보호를 위해 비록 기본권을 조금 침해 한다더라도 비상저감조치를 추가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더욱 강화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토 대책은 경우에 따라 전국적으로 2부제를 강제 실시하거나, 민간부문 미세먼지 다량 배출사업장에 일시적으로 조업을 중단하는 것 등이다. 향후 미세먼지가 사회재난으로 인정되면 취약계층 이주와 야외활동 금지 등을 강제하는 것도 조치에 추가할 방침이다.
조 장관은 지난주 중국 환경장관을 만나 회의한 부분에 대해 “중국도 (미세먼지) 저감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많이 느끼고 있다”라며 “정도는 우리와 다르지만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시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저감을 위해 (한국과 중국이) 공동 노력을 협약이 아닌 실천을 하자는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