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전기이륜차,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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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고고로(Gogoro) 서비스. 전기이륜차 운전자가 고스테이션(GoStation)에서 충전이 다된 배터리팩을 꺼내고 있다.

세계 전기이륜차 시장은 무주공산이다. 아직 산업을 이끄는 맹주가 나타나지 않았다. 후발주자에게도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기회가 열려있다.

일단 중국이 가장 앞에서 달린다. 중국 전체 이륜차 중 절반 이상이 전기이륜차다. 정부 의지가 뒷받침됐다. 내연기관(가솔린) 이륜차에 대해선 운행 허가를 안 내주는 도시가 늘고 있다. 인구 천만 이상 대도시가 즐비하다. 상하이, 베이징, 선전, 광저우가 대표적이다.

수요가 늘면서 전기이륜차 업체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유럽으로 수출 길을 뚫었다.

대만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대만 회사 고고로, 킴코가 선봉에 섰다. 가솔린 이륜차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전기이륜차로 전이할 목표다.

배터리공유스테이션(이하 스테이션)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고고로는 자판기 형태 배터리 교환시설을 운영 중이다. 공유경제 기반 서비스다. 운전자는 배터리 잔량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고스테이션'을 찾는다. 완충 상태 배터리로 갈아 끼울 수 있다.

이 시설은 대만 시내 주유소·편의점 등 600곳에 설치돼 있다. 관련 특허도 200개 넘게 보유 중이다. 고고로는 국내 진출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EU)도 전기이륜차 도입에 적극적이다. 관련 법·제도를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 배터리 대역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정리했다. 전기이륜차용 배터리는 현재 48·60·72V(볼트)로 나뉜다. EU는 고전압을 쓰지 못하도록 한다. 48볼트 제품에 한해 보조금과 인증이 나온다.

배터리는 누전에 따른 감전사고 위험을 내포한다. EU는 이 같은 점을 우려, 48볼트로 시장을 열 계획이다. 다만 전압이 내려갈수록 전기이륜차는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48볼트 배터리 적용 전기이륜차 최대 속력은 50km 안팎이다.

반면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 분위기는 냉랭하다. 영토가 넓기 때문이다. 전기이륜차는 가솔린 이륜차 대비 주행거리가 3분의 1가량 짧다. 배터리 기술 개발로 극복해야 할 숙제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전기이륜차 붐이 일고 있다. 정부는 2017년 전기이륜차 1200대에 보조금을 집행했다. 관련 업체 수도 10곳이 넘는다. 중국에서 주요 부품, 완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원가 경쟁력에서 중국에 크게 밀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산업 표준 주도권을 쥐려면 국내 생태계부터 서둘러 확대해야 한다”며 “보조금 없이도 시장이 클 수 있도록 배터리공유스테이션을 늘리고 보험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표]전기이륜차 해외 동향

(자료=업계 취합)

[이슈분석]전기이륜차, 세계는 지금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