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대 계약 눈앞...출시 두 달 만에 내수 목표 달성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이달 중에 누적 계약 5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출시 두 달 만에 올해 내수 판매 목표로 제시한 4만대를 초과 달성하며 돌풍을 이어 가고 있다. 계약부터 출고까지 최장 6개월이 소요되는 등 출고 적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현대차는 생산량 확대 방안을 찾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한 팰리세이드는 1월 말까지 누적 계약 4만5000대를 기록했다. 설 연휴 이후 다시 계약이 늘면서 이달 중 5만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팰리세이드는 출시 전부터 흥행을 예고했다. 지난해 11월 29일 예약 개시 첫날 3400대 등 출시일까지 8일(영업일 기준) 만에 2만대 이상이 사전 계약됐다. 현대차는 올해 팰리세이드 판매 목표를 내수 4만대, 수출 3만대 등 총 7만대로 예상했지만 내수는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현재 판매 추세가 지속된다면 팰리세이드는 국내 베스트셀링카 기준인 연 10만대 판매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예상보다 수요가 크게 늘자 출고 적체 해소에 비상이 걸렸다.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울산4공장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 생산 물량을 월 4000대에서 6000대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 통해 4월까지 2만5000대를 출고할 계획이다.
현재 팰리세이드 출고량은 2018년 12월 1908대, 1월 5903대 등 총 7811대에 불과하다. 계획대로 4월까지 2만5000대를 출고하더라도 현재 계약 분량의 절반밖에 소화하지 못한다. 스타렉스 등을 동시에 생산하는 울산4공장 특성상 생산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출고 대기는 불가피하다. 지금 팰리세이드를 계약하면 트림과 옵션에 따라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부품 수급도 출고가 늦어지는 이유다. 예상보다 고급 사양을 택하는 비중이 높아 일부 수입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해외 진출을 앞두고 수출 물량을 준비해야 점도 부담이다.
최근 현대차는 노동조합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9개월부터 최대 12개월까지 예상되던 출고 기간이 6개월 이상 단축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일정 부분 숨통이 트인 셈이다.
다만 4월부터 북미형 모델을 생산해야 한다. 내수 공급량을 무한정 늘릴 수 없는 구조다. 부품 협력사의 증산 준비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또 계약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출고 지연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기간 내 대폭의 증산은 어렵지만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노사가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