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오프라인 매장, 변해야 살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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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유통뿐만 아니라 모든 오프라인 매장에 공통적으로 주어진 미션은 '변화'다. 급성장하는 온라인과 모바일에 대응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다. 온라인에 맞서 경쟁력을 높이고, 오프라인만의 강점도 갖춰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경쟁에서 밀려난다. 온라인 서점에 밀려 동네 서점이 사라진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변화는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는다.

125년 역사를 가진 전통있는 미국 백화점 체인 시어스가 파산신청을 하고,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세계 유통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앞서 2017년에 미국 장난감 유통 공룡 토이저러스가 파산 신청을 한 것도 충격이 컸다.

매장이 4000개에 달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던 시어스와 뉴욕 타임스퀘어 중심부에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던 토이저러스가 순식간에 몰락한 이유로는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업체 공세가 첫 손에 꼽힌다. 온라인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매출이 급락했고, 더 이상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타깃 효과'라는 말까지 생긴 미국 유통체인 '타깃'은 유통업계에 좋은 시사점을 준다. 오프라인 경쟁 격화에 온라인 공세까지 더해져 어려움을 겪던 타깃은 매장 혁신을 시도했다. 매장을 무조건 키우기 보다는 지역에 따라 효율적인 크기로 운영했다. 효율이 떨어진 매장은 철수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곳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썼다.

대형 매장은 입구 앞쪽에 스타벅스, 피자헛, 드럭스토어 등 인기 있는 매장을 배치했다. 매장 곳곳에는 휴식공간과 즐길거리를 배치했다. 제조사와 다양한 협업을 통해 타깃에서만 살 수 있는 전용제품을 대거 마련했고, 제품 배치와 구성 등도 쾌적하게 바꿨다. 모두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고객 체류시간 증가는 판매와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대형 매장 일변도에서도 탈피했다. 시내 중심부엔 소규모 매장을 도입했다. 대신 소형 매장은 판매와 함께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을 찾을 수 있는 거점으로 삼았다. 매장과 물류센터를 연계한 혁신이 새로운 운영방식을 뒷받침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 '구경하러 들어갔는데 쇼핑 카트가 한가득이다'라는 의미의 '타깃 효과'라는 말까지 나왔다. 미국에서는 SNS 등에 '껌사러 갔다가 TV 사서 나왔다', '일단 들어가면 뭐라도 사게 된다' 등 타깃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타깃뿐만 아니라 미국 최대 식료품 체인 '크로거'도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커넥티드 스토어' 도입 계획을 밝혔다. 커넥티드 스토어에서는 디지털 선반에 상품을 올리면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할인 등을 알려준다. 또 쇼핑 목록을 작성하면 매장에서 목록에 있는 제품 위치와 동선 등을 알려준다.

월마트도 온·오프라인 매장 혁신과 고객 쇼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 전문가를 대거 채용 중이다.

해외 가전유통 매장도 변화가 활발하다. 미국에서는 온라인 공세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서킷시티'가 문을 닫았고, '라디오쉑'도 파산 신청을 했다. 미국 1위 가전유통인 베스트바이도 고전하다 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베스트바이 전략은 온라인에 대응해 가격을 낮추고, 체험형 매장으로 변신하며 온라인과 차별화했다. 온라인에 맞서 배송 경쟁력도 강화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과 배송 등 온라인의 강점을 받아들이고, 체험과 대면 마케팅 등 온라인이 줄 수 없는 것을 차별화해야 오프라인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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