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 품목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 ICT 전체 수출액이 전년의 1976억달러보다 11.5% 늘어난 2204억달러로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4개월 연속 늘어났으며, 연간 2200억달러도 처음으로 돌파했다.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무역수지 흑자도 1132억8000만달러로 역시 역대 최고 실적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1281억5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8.6% 늘어나는 등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으로 1200억달러를 넘어섰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서버·스마트폰 고사양 D램과 낸드플래시 증가세 덕분이었다. 시스템 반도체는 파운드리 수요 증가로 사상 최고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ICT 분야가 수출 일등공신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다른 대부분 품목의 수출 성장세는 정체나 소폭 성장에 그쳤지만 ICT만은 변함없이 성장했다. 내수가 움츠린 상황에서 ICT를 앞세운 수출이 그나마 숨통을 터 주면서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구세주와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ICT 산업이 예전과 달리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여전히 수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주역임을 보여 줬다.
문제는 올해다. 지난해 ICT 수출 내역에 답이 나와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성장을 이끈 주역은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합친 전체 반도체 품목이다. 전체 수출 규모 면에서 절반이 넘으며, 성장률도 압도한다. 올해는 반도체 수요가 꼭지를 찍으면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 이상 40% 이상 성장률이 어려워지면서 전체 수출 성장세도 주춤할 공산이 높다.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품목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했으며,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컴퓨터와 주변기기가 꾸준히 성장하겠지만 세계 경제가 침체할 것으로 보여 타격은 불가피하다. 수출 지역도 불안하다. 지난해 최대 수출 지역은 중국과 미국이었다. 올해는 미국과 중국 무역 분쟁이 더욱 격렬해지면서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 품목과 지역 다변화 같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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