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산업협회 WHO에 '게임장애' 오진 위험성 경고... 국내서도 방어논리 개발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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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게임산업협회(ESA)가 세계보건기구(WHO)에 국제질병분류11차개정판(ICD-11)에 포함한 '게임이용장애'를 제외할 것을 요청했다. 오진 위험성 때문이다.

1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ESA와 WHO는 비디오 게임에서 WHO 활동에 대해 논의했다. ESA가 ICD-11에 게임장애가 포함되는 것을 반대한 성명을 낸 적은 있으나 공식적으로 만나 논의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ESA는 오진 위험성 있는 게임장애 등재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스탠리 피에르-루이스 ESA 대표는 “분류가 완료되기 전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오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WHO는 발병, 빈도, 강도, 지속시간 등 측면에서 통제 불능을 보여주는 일관된 행동 패턴에 기반해 장애로 분류한다. 하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관련 연구도 깊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산업계, 학계에 지적이 이어져왔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논란이다. 명확한 기준과 연구가 없는 상태에서 질병으로 규정되면 산업후퇴가 불가피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질병 코드화가 이뤄지면 2023년부터 3년간 국내 게임산업이 수조원에 이르는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통과될 경우 게임업계는 중독 물질을 만든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할 수 없다. 인재 이탈과 산업위축이 염려된다. 정치권에서는 몇 년 전부터 요구하던 '중독세'를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근거까지 생긴다.

반면 정신의학계 입장에서는 게임장애가 정신질환으로 규정되면 진료비 청구와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게 돼 새로운 수익원이 생겨나는 셈이라 찬성 목소리가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방어논리를 더 체계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게임 장애에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모으고 게임 순기능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건전 게임문화 활성화 사업을 게임문화팀으로 이전해 진행한다. 게임 문화적 가치를 확산하고 질병코드 대응 연구를 진행한다. 국고보조금도 작년보다 10억원 가까이 증가한 55억원 규모로 배정했다.

WHO는 5월 세계 보건 총회서 새로운 ICD를 발표할 예정이다. 2022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한국에서는 통계청이 한국질병분류코드를 개정해 2025년부터 적용된다. 5월 WHO 최종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