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LG전자 스마트폰 부진, 4분기 적자 폭 키워

Photo Image

LG전자 4분기 실적 '어닝쇼크'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과 TV 등 가전 분야 경쟁 심화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2017년 2분기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갔으며, 4분기도 2000억원 안팎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증권가는 3000억원대 적자를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실적 악화에 스마트폰 사업이 끼친 영향이 80%를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40 씽큐 판매 부진을 비롯해 갤럭시노트9·아이폰XS(텐에스) 등 경쟁사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적자 폭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X500 등 중저가폰 시리즈는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업체에 밀리며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 4분기 적자는 MC사업본부 부진이 70~80%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판매량 1000만대를 밑돌았는데, 4분기 역시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 영업이익도 예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신흥 시장에서 TV 사업 경쟁이 심화되고, 에어컨 등 계절가전 수요가 부진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LG전자는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영업이익이 8000억원 후반에서 9000억원 초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에어컨·TV 수요가 살아나는 1분기는 전통적으로 LG전자 실적이 기지개를 켜는 시기라는 전례를 반영한 것이다.

다만, MC사업본부 실적 개선까지는 상당시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삼성전자·화웨이 등이 5세대(5G)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등 신기술 경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기존 스마트폰 사업 규모를 유지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고정비를 줄이는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LG전자 MC사업본부는 돌파구 마련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며 “글로벌 시장이 전반적으로 역성장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 후발주자인 LG전자가 새로운 컬러를 보여주지 못하면 게임체인저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5G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시장이 열리는 시점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