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과학기술 전시물과 천체 관측, 헬로 메이커 등 가족 단위 과학체험 행사를 확대하고, 학생뿐 아니라 유아와 학부모, 중장년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연령층 관람을 유도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시민과 산학연관 관계자 관심과 참여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입니다.”
고현숙 국립부산과학관장은 '관람객 300만 돌파' 공을 시민과 지역 산학연관에 돌렸다. “지역 시민의 과학기술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 이를 뒷받침한 기업인을 비롯한 과학관 후원회,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지원한 정부와 부산시 등 모두 함께 거둔 성과”라 말했다.
과학관 관람객 수는 과학관 역량, 운영의 질, 발전성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 지표다. 부산과학관은 개관 3년 만인 지난 18일 300만을 넘었다. 타 지역 소재 법인과학관이 개관 4년 반~5년여만에 달성한 것과 비교해 가장 빠른 기록이다.
부산과학관은 개관 초부터 체험 중심 전시, 관람객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에 초점을 뒀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로 '동계스포츠과학 특별전', 올해 '미디어아트전' 등 매년 사회 이슈를 반영한 기획·특별전을 진행했다. 내년에는 자동차를 주제로 '키즈모터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고 관장은 “과학관은 과학을 즐기며 배우는 곳이다. 가족 단위 체험프로그램에서 학교 밖 과학교육의 장으로서 각종 청소년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보다 재미있고 유용한, 계속 가고 싶은 과학관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10만여명 청소년이 부산과학관 과학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인공지능(AI)안내로봇, 자이로스코프 가상현실(VR), 3면 스크린의 4D체험관 등 전시물과 전시시설 190여종 가운데 90% 이상이 체험형이다. 관람객 증가는 자체 수입 확대에도 기여해 개관 후 3년 연속 '국립과학관 운영성과평가'에서 최우수와 우수 등급을 받았다.
고 관장의 과학관 운영 철학은 '과학관 활성화는 과학문화 확산과 직결된다' 이다.
그는 과학교육학사, 생물학 석사와 동물학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40여년 동안 과학을 가르쳤다. 과학문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과학관 역할은 단순히 과학기술을 전시하고 체험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과학은 재미있고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인식 확산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는 과학관'을 모토로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우수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초청 강연회를 마련, 아이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심어줄 계획이다. 기초과학과 융합한 전시 교육 콘텐츠를 강화해 새로이 '과학과 음악의 만남=뮤지언스 페스티벌', '과학과 예술의 만남=미디어아트전' 등 다양한 전시 시도를 약속했다.
인류의 삶에 기여하는 '지구적 과학관'도 부산과학관의 미래상이다.
고 관장은 “UN이 제시한 인류와 지구를 위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주요 선진국 과학관이 동참하고 있다. 부산과학관은 해양쓰레기, 미세플라스틱 등 지구 환경 문제를 알리고, 과학관 및 과학기술인의 책임과 역할을 논의하는 장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