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최형기 기진회 부회장 “중국 '제조2025'보다 디지털 제조 혁신 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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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

“제조 강국 독일은 이미 '인더스트리 4.0'으로 디지털 제조 혁신을 상당히 진행했고, 중국도 '제조2025'로 이를 따라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중국보다는 디지털 제조 혁신을 앞서나가야 합니다.”

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은 국내 기계산업에 디지털 제조 혁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반기계 산업은 올해 사상 처음 수출 500억달러 돌파가 확실시된다. 반도체에 이은 수출 2위 산업으로 국가 경제에 중요한 산업이지만 전통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해 아직까지 디지털화 도입이 미흡하다.

그 사이 세계 각국은 디지털 제조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독일은 이미 정보통신기술(ICT)과 전통 제조업을 융합한 '인더스트리 4.0'으로 2010년 8위까지 떨어진 세계 제조업 경쟁력지수를 3년 만에 2위로 끌어올렸다. 일자리는 7년 동안 350만개를 늘렸다.

값싼 인건비와 가격을 앞세운 중국 제조업도 임금 상승 추세에 따라 급격하게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조2025를 기치로 제조업 전반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수년 전부터 스마트공장 도입을 위한 지원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고도화된 디지털화는 소수 기업을 제외하곤 도입되지 않고 있다.

최 부회장은 앞으로 3~4년 안에 디지털 제조 혁신을 끝내야 국내 기계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후발주자 중국이 목표한 2025년보다 뒤쳐지면, 일반기계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조차 현지 기업에 뒤쳐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생산성 강화와 매출 증대 등 디지털 제조 혁신 효과를 높이려면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도입해도 생산설비 자체 성능이 떨어지면 성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은 비용 등 이유로 전사적자원관리(ERP)나 생산관리시스템(MES) 등 소프트웨어(SW) 도입에 치중했다.

최 부회장은 “디지털 제조 혁신은 하드웨어(HW)와 SW 모두 향상돼야 하는데 지금까지 SW 측면만 주로 강조돼왔다”면서 “정보기술(IT)과 융합에 최적화되고, 자동화·정밀도·생산능력이 향상된 설비로 교체하지 않으면 디지털화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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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

최 부회장은 중소·중견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계산업 특성상 디지털 제조 혁신이 국가 경제에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가 노후화된 산업단지를 현대화하는 것뿐 아니라 비약적으로 늘어날 생산성에 맞춰 글로벌 진출과 해외 판로 개척 등을 종합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부회장은 한국기계산업진흥회를 맡은 뒤 기계산업 전반에 디지털 제조 혁신 중요성을 전도해왔다. 내년은 업계 전반에 디지털 제조 혁신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진흥회는 내년 미래 기계 비전을 선포하고, 이에 맞는 다양한 현장 행사와 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계 제조사들이 디지털 제조 혁신 중요성을 체감케 하고, 디지털 제조 혁신을 원하는 기업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한다. 공감대 형성 뒤 2020년부터 3년 동안 고도화된 디지털 제조 체계 전환에 주력한다.

최 부회장은 “기계산업은 1967년 기계공업진흥법 설립 뒤 50년을 지속하며 성장해왔다”면서 “향후 50년 부흥을 위해 디지털 제조 혁신 확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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