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최소 6년 이상 세계 4위를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1년새 투자를 26% 늘리며 한국 투자액 60% 가량을 차지한 덕분이다.
16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글로벌 ICT R&D 1000대 기업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ICT R&D 투자는 268억8000만달러로 미국(1673억5000만달러), 중국(438억6000만달러), 일본(379억달러)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투자액이 공개된 2012년 이후 6년째 4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ICT R&D 투자는 2014년 232억7000만달러에서 2015년 214억5000만달러로 줄었지만 2016년 218억5000만달러로 반등했고 작년에는 50억달러 이상 급증했다.
세계 1000대 기업에 포함되는 한국 기업 수는 28개로 전년보다 2개 줄었다. 2014년 36개에서 2015년 31개, 2016년 30개 등으로 감소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 기업수 면에서 미국(350개), 중국(215개), 일본(103개), 대만(101개)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대만의 1000대 기업 수가 한국보다 3.6배나 많은 수준이다. 영국(24개), 홍콩(22개), 독일(20개) 등이 뒤를 이었다.
IITP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 기업재무정보를 조사, 분석해 3만5060개 ICT 기업을 대상으로 1000대 R&D 기업을 도출하고 있다.
기업별로는 미국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작년 166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3년째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160억6000만달러로 전년(127억2000만달러)보다 26.3% 증가하며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2012년 이후 3년간 1위를 유지했지만 2015년 이후 2~3위를 오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이 한국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7%에 달했다.
중국 화웨이는 137억8000만달러로 5위에서 3위로 2계단 뛰었지만 미국 인텔(131억달러)은 4위로 2계단 미끄러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130억4000만달러로 1계단 하락했으며 애플과 페이스북, 오라클, 시스코, IBM 등 미국 기업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 외에 한국 기업으로는 LG전자가 34억3000만달러로 17위를 차지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19억9000만달러)와 SK하이닉스(18억5000만달러)가 각각 30위와 33위를 기록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