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화상으로 지방에서도 정서·심리 상담

#1 지속적인 자해 충동을 느끼는 학생 A는 학생 위기 상담센터(위클래스)를 방문해 전문상담교사와 상담해 점차 안정되어 갔다. 상담과정 중 전문가 자문이 필요한 내용이 있어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 동의를 구해 지역 내 유일한 정신과를 방문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성인 대상이라 치료적 판단을 받기는 어려웠다.

#2 초등학교 때 받은 학교폭력으로 심한 충격을 받은 B 학생은 최근 눈을 심하게 깜빡이고 킁킁거려 틱장애가 아닐까 불안해 하고 있다.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했으나 학부모가 병원 진료 기록이 남을 것을 걱정해 동의하지 않았다.

앞으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가 많지 않은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학생이 원격 화상 시스템을 통해 전문의와 정서·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13일 전라남도교육청·한국마이크로소프트·열린의사회와 원격 화상 자문(위닥터)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는다.

'위(Wee) 닥터' 원격 화상 자문 시범사업은 정신건강 상담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을 지원한다. 전문가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사는 정서·심리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위기상황에 놓인 학생의 학부모와 교사 등에게 정신과 전문의가 원격 화상 상담·자문을 제공한다. 위(Wee) 센터는 필요에 따라 현지 병원치료를 연계하거나 지속적으로 상담을 지원한다.

정부는 위기 상황에 놓인 학생 정서·심리 상담을 위해 전문 상담교사가 있는 위센터를 만들었다. 정신과 의사의 전문적 소견과 자문이 필요한 경우도 많아 지역 정신과 의사와 연계도 하고 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정신과 59%는 수도권에 밀집해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전문의 상담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원격 화상은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등장했다. 교육부와 전남교육청은 위닥터 시범사업을 총괄 추진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화상 자문 서비스 개발과 운영을 위한 기술을 지원한다. 열린의사회는 자문의와 시스템 운영 및 위센터 교육 등을 포함한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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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센터와 열린의사회가 연계해 위닥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료=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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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Wee) 시스템 개념도. 자료=교육부

올해는 100여개 위센터 신청을 받아 먼저 지원하고 성과를 바탕으로 전국 위센터와 위클래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위닥터 시범사업과 함께 학생이 정서·심리 측면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위닥터 사업 통해 전국 학생과 학부모, 교사, 상담자 모두가 전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지역을 불문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소외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학생 보호장치 마련을 위한 교육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협약식에는 박백범 교육부 차관, 장석웅 전남교육청 교육감, 랄프 하웁터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사장,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고병석 열린의사회 이사장 등이 참석한다. 협약식 현장에서는 전라남도 신안군 위센터를 연결해 서울에 있는 전문의와 현지 상담교사 간 원격 화상 자문 시연회가 열릴 예정이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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