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피커도 어린이에겐 말조심'...관련법 국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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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피커.(사진=전자신문DB)

앞으로 인공지능(AI) 스피커와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AI 기반 솔루션도 아이들과 대화할 때 부적절한 답변을 하면 관련 업체 책임을 묻는 법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서 7월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개정안은 대화형 정보통신서비스에 아동 보호 노력을 촉구한다. 부적절한 정보가 전달하지 않도록 업체에 주의를 줬다. 내년 5월 시행된다. 구체적 의무나 위반 사항을 열거하지 않았다.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했다. AI 산업 발전을 위해 정보통신사업자에 자발적 참여를 강조했다.

대상은 만 14세 미만 아동과 문자·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정보 처리 시스템이다. AI 스피커, 챗봇, AI 비서 솔루션이 포함됐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AI가 학습을 통해 진화하면서 아이들에게 긍정·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AI 시대에 대비, 사업자가 아동 보호에 힘쓰도록 하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기술개발 시 아동 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쓰라는 주문이다. 당장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AI 솔루션이 답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다. 어휘력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욕설이나 비속어, 자극적 표현을 쓸 수 없다. AI가 스스로 판단, 답을 주는 것도 불가능하다. 제조사 답변 가이드라인에 따라 말한다. 곤란한 질문이 들어오면 답을 거부한다.

성별, 연령별 목소리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지문, 홍채와 달리 목소리가 보안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는 이유다. 네이버를 포함한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AI 엔진 성능도 초보적 수준이다. 자연어 처리 기반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했다. 일상대화가 가능할 만큼 언어 데이터를 쌓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이다. 발음 높낮이, 조사 하나만 바꿔도 의미가 달라지는 한국어의 복잡한 구조 탓이다.

현재 사람 목소리는 구분할 수 있다. 구글은 최대 6명 목소리를 인식, 개인별로 맞춤형 답변을 내놓는다. 카카오도 비슷한 기능을 베타서비스 중이다. 미국 보이스봇AI(Voicebot.ai)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북미 지역에 AI 스피커 4700만대가 도입됐다. 가구별 보급률은 20%다.

AI 스피커 제조사 관계자는 “부적절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도록 막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다만 관련 규제가 늘어날 경우 외국기업과 국내기업 간 역차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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