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율 주행차를 상용화했다. LA타임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구글 알파벳 자율자동차 부문인 웨이모는 5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상용 자율차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세계 각지에서 시범 서비스는 이뤄지지만 실제 요금을 받는 자율차가 등장한 건 처음이다. '웨이모 원'으로 이름 붙인 서비스는 우버, 리프트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호출해서 이용할 수 있다. 초기임을 감안해 피닉스시 주변 160㎞ 반경으로 제한하고, 고객 400명에게만 서비스가 제공한다.
운전자 없는 상용 자율차 시대가 열렸다. 버스처럼 정해진 구간에서 운영한 사례는 있었지만 손님이 직접 호출해서 목적지까지 안내하는 자율차는 구글이 처음이다. 자율차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로써 구글은 세계 자율차 시장 선도 업체로 이미지를 굳혔다. 10년 넘게 투자한 구글 노력이 가상하다. 과감하게 상용서비스를 허가한 미국 주정부도 대단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우리 현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규제에 막혀 상용서비스는커녕 시범서비스도 답보 상태다. 오죽하면 최고 자율주행자 전문가로 꼽히는 서울대 서승우팀이 연구소를 미국 실리콘밸리로 옮겼겠는가. 투자, 인재 확보, 파트너십, 비즈니스 모델 등 자율차 사업에 도전할 만한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이유였다. 도로교통법, 자동차관리법, 자동차 손해배상보장법 등 각종 규제로 사실상 실제 도로에서 운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부는 지난달 '자율주행자 분야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을 확정하고 자율주행 규제를 선제 차원에서 풀겠다고 발표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한참 늦었다.
자율주행 분야는 자동차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신산업이다.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모습을 크게 바꿀 핵심 미래 기술로 꼽힌다. 다른 나라는 이미 상용화한 마당에 아직도 규제안만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한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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