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정부가 한국을 모델로 하는 정책을 펼치는 등 교육부터 경제 전반에 이르기까지 양국 협력이 확대됐다. 한류와 한국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친한(韓) 정서가 국가 간 협력관계 강화로 이어지는 사례다.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형님'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는 우즈벡의 친한 정서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타슈켄트 국립 동방대학교는 이번 학기 중앙아시아 최초로 한국학 단과대학을 개설했다. 한국어학과 인기가 많아 역사와 정치·경제까지 한국을 배우기 위해 한국역사문화학과와 한국경제정치학과를 신설해 단과대학으로 꾸렸다. 단과대학은 동방대 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학 단과대 개설에는 한국 정부 역할도 컸다. 주우즈벡 한국대사관, 타슈켄트한국교육원, KOICA 등이 교수 인력과 기자재 등을 보냈다. 우즈벡 내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전자도서관 설립도 지원했다.
동방대는 더 나아가 한국 대학과 협력관계를 맺고 이중학위(Double degree) 제도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우즈벡 협력이 확대되는 분위기인 만큼 한국어 동시통역학과도 설립할 예정이다.
만나노프 총장은 “한-우즈벡 국제 학술대회도 개최하고 한국 교육 시스템도 적극 도입하겠다”면서 “우즈벡에 한국 분교가 생기고 있는데 동방대가 선두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우즈벡 교육부 역시 한국 교육 시스템 도입에 발벗고 나섰다. 최근 유아교육부를 신설하면서 한국의 유아교육 모델을 벤치마킹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르바르 바박호자예프 국민교육부 차관은 “인적자원 개발에 투자해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것이 우즈벡 정부의 교육 철학”이라면서 “한국어 교육을 확대해 적극적으로 기술을 배우고자한다”고 밝혔다. 사르바르 차관은 정보통신부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인하대 타슈켄트 분교 총장 역임했던 경력을 인정받아 교육부 차관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우즈벡 거리를 다니는 자동차 대부분은 과거 대우자동차 차량이다. 지금은 대우자동차가 GM이 되면서 쉐보레 브랜드를 달고 있지만, 대우자동차가 개발한 모델이 지금도 우즈벡의 주류를 이룬다. 우즈벡을 처음 방문하는 한국인은 생각 이상의 환대와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정서에 놀랄 정도다.
우즈벡은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국이기도 하다. 지난 해 11월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이 방한해 가진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특히 국가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했다. 우즈벡 정부·교육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방문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권용우 주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는 “대형 인프라 사업에서도 친한 정서가 작용을 많이 한다”면서 “각종 협력사업이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