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신탁상품 판매·운용이 무자격자에 의한 판매나 고객별 수수료 차별 행위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탁계약 때 중요사항을 누락해 설명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9월 신탁 영업을 하는 금융회사 8곳을 대상으로 금융투자검사국·일반은행검사국·특수은행검사국·생명보험검사국이 합동검사를 한 결과 다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합동검사 대상에는 신탁자산 규모 등을 기준으로 은행 4곳(신한·기업·국민·농협은행), 증권 3곳(삼성·교보·IBK투자증권), 보험 1곳(미래에셋생명)이 포함됐다.
신탁은 금융자산, 부동산, 주식 등의 재산을 위탁받아 관리 운용해 수익을 내서 수탁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이 해당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적발 내용을 살펴보면 다수 고객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신탁상품을 홍보했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직접 운용 대상 상품을 지정해야 해 다수 일반 고객에게 특정 신탁상품을 홍보하는 것은 법규 위반이다.
판매 자격을 갖추지 않은 금융회사 직원이 고객에게 파생결합증권을 편입하는 특정금전신탁을 권유하고 판매한 사례도 적발됐다.
고객별 정당한 사유 없이 수수료를 차별 부과한 경우도 있었다. 한 금융사의 경우 여러 고객이 동일한 신탁상품에 가입했음에도 고객 간 신탁보수를 30배 가까이 차이 둬 부과한 사례도 있었다.
고객에게 신탁상품을 권유하면서 상품 위험요인 등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고, 사례와 금융회사가 신탁계약과 다르게 운용하거나 고객 운용지시를 따르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밖에 고객재산 운용 자료를 10년간 기록·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금융사도 적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합동검사 결과 발견된 금융회사 법규 위반사항에 대해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제재절차를 거쳐 해당 금융회사와 임직원을 조치할 예정”이라며 “신탁업을 영위하는 전체 금융회사에 검사결과 주요 위반사항을 제공해 금융회사 자체적인 표준업무절차 마련 등 자율적인 개선과 영업질서 확립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