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형 모델을 가져오면 아이폰XR을 할인 판매하는 전략을 꺼냈지만, 전문가들은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이폰 최신 모델 판매량을 늘리기위해 할인 마케팅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애플 임원들은 아이폰XS 출시 한달뒤 판매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다른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직원들을 마케팅 쪽으로 이동시켰다. 애플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이런 현상을 '소방훈련'이라고 말한다”며 “아이폰XS가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지난 주말 애플은 자사 웹사이트에 공식 판매가격보다 300달러 저렴한 449달러에 아이폰XR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게재했다. 2년 전 출시된 아이폰7 플러스를 가져오면 공식 판매가보다 인하해준다.
일본 통신사업자들은 최근 보조금 지급 형태로 아이폰XR 가격을 인하했다.
그동안 높은 가격 정책을 썼던 애플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애플이 보상판매 형식으로 아이폰 가격을 할인해준 것은 출시 초기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외신은 그만큼 아이폰 판매량이 주춤하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성적표는 좋지 않다. 10월 초에 비해 애플 시가 총액은 20% 가량 하락했다. 미국 증시도 좋지 못한데다 아이폰 수요 부진이 악재가 겹쳤다.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 시러스 로직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 약세를 언급하며 4분기 매출 전망치를 16% 하향했다. 최근 애플은 분기별 아이폰 판매량 발표를 중단해 아이폰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애플의 할인판매 전략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애플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했다. HSBC는 아이폰 성장이 끝났다며 애플 주식의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HSBC측은 “그동안 애플은 높은 가격의 제품들의 포트폴리오로 성공했지만, 포화된 시장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과 같은 히트작을 찾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은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제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외신은 애플이 증강현실(AR)헤드셋 등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시장 초기이기 때문에 히트작이 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영구적이며, 더 큰 폭의 아이폰 할인 전략을 택해야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이클올슨 파이퍼 제프레이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다음 혁신 단계는 무엇인가”라며 “애플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연구개발에 350억 달러를 썼으며, 여기서 새로운 기술이 나와야 성장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