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열정있고,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갈망이 높은 한국 개발팀을 찾고 있다. 언제든 투자할 용의가 있다”
일카 파나넨 슈퍼셀 대표는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과 한국 게임사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했다. 최고 게임 이용자와 거대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셀은 핀란드 헬싱키에 본사를 둔 모바일게임 회사다. 2016년 텐센트가 기존 대주주 소프트뱅크로부터 슈퍼셀 지분 82%를 86억달러(약 9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신작을 출시하지 않은 작년에도 매출 2조2000억원을 올렸다. 단 4개 게임만으로 올린 실적이다. 덕분에 창업주이자 대표인 파나넨은 핀란드에서 제일 돈을 잘 버는 사람이 됐다. 2017년 수입만 840억원에 이른다. 두 번째로 잘 버는 사람도 슈퍼셀일 정도로 핀란드와 글로벌을 대표하는 게임사로 자리매김했다.
슈퍼셀은 거대 자금력을 바탕으로 투자할 한국 게임사를 발굴한다. 투자를 통해 슈퍼셀에 긍정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파나넨 대표는 슈퍼셀이 모바일 게임뿐 아니라 게임 산업 자체에서 영감과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나넨 대표는 규모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것보다는 가능성 있는 회사를 찾는다. 열정이 있고, 글로벌 시장 갈망이 높은 '작은 팀'이 대상이다. 슈퍼셀이 가진 독특한 기업 문화 '셀' 때문이다. 파나넨 대표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는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 각 셀 자율의지를 성장 동력으로 보고 수십 명 단위 조직인 셀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파나넨 대표는 “훌륭한 개발자들이 모인 팀이 있고 이들이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하는 것이 슈퍼셀 문화”라며 “출시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관점으로 열정을 가지고 있기에 게임이 장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시장을 높게 평가하는 파나넨 대표는 한국에서 시행 중인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도 알고 있었다. 자율규제는 개별확률과 구성품을 구매화면에서 안내하도록 한다. '클래시 로얄'은 홈페이지에만 개별 확률과 구성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때문에 슈퍼셀은 자율규제 미준수 업체로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슈퍼셀 게임은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 된다. 특정 지역만을 위한 수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파나넨 대표는 여지는 열어뒀다.
파나넨 대표는 “업에 관해서 책임을 느낀다”며 “법률상 의무뿐만 아니라 이용자 권익보호를 포함해 우리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한국 자율규제를 존중하고 많은 이용자가 오래 게임을 즐기게 한다는 목표 아래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슈퍼셀은 전략과 경쟁에 기반한 게임 개발을 지속하면서 e스포츠 사업 확장을 시도한다. 수익 측면 접근을 배제하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고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할지 집중한다.
슈퍼셀은 올해 처음으로 프로팀 기반 모바일 e스포츠 리그 '클래시 로얄 리그'를 전 세계 각지에서 열었다. 2500만명이 참여했다. 파이널 무대에는 5개 대륙 6개 팀이 참여했다. 1400엔 상당 파이널 입장권은 2시간 만에 매진됐을 정도로 주목 받았다. 이용자들은 대결을 보기 위해 기꺼이 유료티켓을 구매했다.
파나넨 대표는 “클래시 로얄 리그 파이널은 굉장히 흥분되고 감동적인 순간”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얻은 교훈으로 모바일 e스포츠 관점에서 집중·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바일 e스포츠를 수익 측면에서 접근하지 않고 어떻게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일본)=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