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한은, 1년만에 기준금리 1.75%로 인상...국내 경제에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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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마침내 1.75%로 인상됐다.

한국은행은 30일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P) 올렸다. 지난해 11월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이후 1년 만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통화 완화적 발언을 했음에도 한은은 금리를 올렸다. 가계 부채가 한·미 금리 차보다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도 이미 '견조한 펀더멘털'을 이유로 외국인 자본 이탈 우려는 적다고 몇 차례 강조했다. 특히 최근 국내 채권 시장은 파월 의장의 비둘기적인 발언에 강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문제는 치솟는 가계 부채였다. 그간 이주열 총재도 '금융 불균형 누증 위험성'을 재차 거론했다. 금융 불균형은 시장에 실물 가치보다 더 많은 자금이 풀려있는 것이다.

그간 가계부채 증가세는 가계소득 증가세를 앞질러왔다. 지난해 처분 가능 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사상 최대치인 185.9%를 기록했다.

부동산 과열 현상도 심각했다. 3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1514조원에 달했다. 그 중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8조6000억 원이나 늘어나며, 그 폭이 2016년 4분기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그간 저금리 기조가 과도한 대출 유발 요인으로 지목된 만큼, 이번에는 인상을 피할 수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으로 국내 경제에는 부담이 가게 됐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권과 제2금융권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기 때문이다. 내년 경기 전망이 부정적인 상황에 부담을 한층 더 지우게 됐다.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미·중 무역 분쟁 등 하방 리스크가 정부 확장 재정정책 등 상방 리스크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도 0.6%에 그쳤다. 실물경기를 견인하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기여도 모두 큰 폭으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연간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2.7%)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투자 부진 장기화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가 올라가면 사업자금 대출이 어려워지는 만큼, 경기 침체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지방 부동산에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서울과 달리 지방 아파트값 하락폭 증가세로 담보대출 상환 부담이 보다 커지게 된다.

일각에선 이번 금리인상이 추가인하 여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상승 기조로 돌아선 것이 아니다. 내년 반도체 호황이 끝나면 경기 진작을 위해 오히려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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