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21 후속사업 뿌려주기식 안한다... 선택과 집중으로 연구중심대학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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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42개 사업단(팀)에 뿌려주기식으로 지원했던 BK21 후속사업 지원대상을 350개 교육단으로 축소할 전망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4단계 BK21 사업 개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7일 고려대 과학도서관 강당에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교육부는 2020년 9월 시작하는 BK21 후속사업을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한 연구중심 대학 육성과 석박사급 인재양성 사업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정책연구진이 마련한 후속사업 기본방향 시안을 이날 발표했다.

정책연구진은 현행 BK21 플러스 사업의 542개 사업단(팀)에 달하는 지원 대상을 350개 교육연구단으로 축소하고 대신 사업비를 확대하는 안을 제시했다. 대신 교육연구단별 사업비를 약 5억원에서 16억원(추정)으로 늘려 대학원 역량이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교육연구단 사업비 중 약 30%를 대학본부에 지원해 대학원 체질 개선을 돕는 안도 포함했다. 대학원생 연구장학금을 현행 석사 월 60만원, 박사 월 100만원에서 석사 월 80만원, 박사 월 150만원으로 확대하고 박사 수료 후에도 월 100만원 생활비를 제공하자고 정책연구진은 시안에서 밝혔다.

미래기반창의인재양성형, 글로벌인재양성형, 특화전문인재양성형 등 기존 3개 사업 분야를 모든 학문 분야에 기반을 둔 '미래인재양성형'과 융·복합 및 사회문제해결 중심 '혁신성장선도형' 2개 분야로 개편하자고 제안했다.

'혁신성장선도형' 사업은 지난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된 혁신성장 분야 인재양성 확대 요구에 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혁신성장 분야 전문 연구 인력을 배출해 관련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정책연구 책임자 하연섭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BK21 후속사업 개편 기본방향의 골자를 '선택과 집중' 및 '대학원 중심 추진'으로 설정했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전략적 비전, 집중된 인재, 풍부한 자원을 가진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집중 육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독일 등 주요 선진국도 모든 학문 분야에 걸쳐 혁신적 연구와 교육을 통해 최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슈퍼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고 있는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BK21 사업은 1999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재양성 사업이다. 지난 20년 간 주요 학문 분야에 우수한 석·박사급 인재를 배출하는 데 기반이 됐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사업이 뿌려주기 식으로 추진돼 세계 수준 연구중심대학 육성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집중화된 재정지원과 대학본부 중심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8월부터 BK21 후속사업 개편 기본방향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를 했다.

포럼에서 지정토론자로 참여한 한유경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350개 교육연구단이 현재 BK21 플러스 사업처럼 67개교로 나눠지면 세계 수준 연구중심대학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혁신성장선도형에도 인문사회분야가 일정비율 배정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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