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가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22일 한국IPTV방송협회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IPTV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IPTV는 출범부터 순탄치 않았다. '통신이냐, 방송이냐'는 논란 속에 힘겹게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입자는 늘지만 수년 동안 적자에 허덕이면서 '계륵 사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만 10년 만에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2008년 12월 상용화해 지난해 말 기준 1432만 가입자를 확보, 케이블TV를 제치고 유료방송 시장 최대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가입자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방송 사업 매출은 2조9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동안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38.2%로 방송사업자 가운데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청 문화 정립에도 크게 기여했다. 축하할 일이다.
IPTV가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 유료방송 첫 테이프를 끊은 케이블TV도 같은 행보를 겪었다. 출범 당시 어려움이 많았지만 IPTV가 출현하기 전까지 위상과 입지를 독보했다. 가입자가 폭증, 30~40%에 이르는 수익률을 자랑했다. 지금은 어떤가. IPTV에 밀려 천덕꾸러기로 전락했고, 매물로 나온 업체만 부지기수다. 가입자 기반의 달콤한 수익률에 빠져 혁신에 소홀했다. 그 결과 20여년 만에 권좌에서 밀려난 것이다.
IPTV 성장에는 사실 '번들'로 불리는 모바일 결합상품 영향이 컸다. 통신서비스와 결합, 메가톤급 폭발력을 발휘했다. 그만큼 자체 경쟁력은 떨어진다. 플랫폼으로서 케이블TV와 차별화하기도 어렵다. 언제든지 새 플랫폼에 밀려 뒷방으로 밀려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도 경쟁자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서비스도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만큼 방송 시장 기술 흐름은 빠르고, 소비자 입맛은 까다롭다. 10주년을 맞아 축포를 터뜨리기 전에 10년 이후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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