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게이미피케이션, G러닝과 같이 교육을 위해 게임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게임으로 배우는 교육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오늘날과 같이 각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연구 결과과 게임이 학습에 부정적이라는 통념을 깨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 게임이 활용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게임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 게임은 재미요소를 바탕으로 학습 몰입도와 창의적 문제 해결을 돕는다는 점에서 유용한 도구로 자리잡았다.
뉴욕 로체스터 대학 프린스턴 신경과학 연구소에 소속된 비크라스 베잔키는 2014년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액션비디오게임이 '지각학습(perceptual learning)' 발달을 촉진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게임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눠진 집단은 빠른 속도로 점멸하는 화면 속 지정된 숫자나 알파벳을 찾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게이머 집단이 게임을 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좋은 성적을 냈다. 해당 집단 사람이 더욱 높은 주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외부 소음과 필요한 신호를 빠른 속도로 구분해낼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게임이 지각 능력과 인지 발달에 해롭다는 통념을 깬 연구 결과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는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저널'에 실시간 전략 게임과 시지각학습이라는 논문을 통해 실시간 전략(RTS) 게임이 시각 및 지각 학습을 용이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 30대 남성을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를 즐기는 집단과 어떤 종류 게임도 하지 않는 집단으로 나눠 시지각학습 능력을 측정했을 때, 게임 경험자의 시지각 학습수행 능력이 더 뛰어나며 오류를 찾거나 결정을 내리는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더 활성화 됐다는 것을 밝혀냈다.
북미나 유럽 지역에서는 게임 특징을 반영한 체험 활동을 통해 도덕성, 창의력, 협업 능력 등 개인 능력을 향상시키는 사례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퀘스트투런(Q2L)은 2009년 미국 뉴욕시 교육청과 온라인 교육개발 비영리단체인 인스티튜트오브플레이(Institute of Play)가 공동으로 맨해튼에 설립한 공립 중·고등학교다. Q2L 핵심은 게임 속에 담겨 있는 스토리, 다양한 미션, 재미 요소 등을 교육에 접목해 보다 의미 있는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특정 과목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게임 속 캐릭터가 미션을 수행하듯 학생들이 직접 수학자, 역사학자, 물리학자가 돼 주어진 문제를 해결한다. 이 미션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협동작업, 롤플레이, 시뮬레이션과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
학기말 시험으로는 2주에 걸쳐 '보스 레벨'을 통과해야 한다. 하나의 과목이 아니라 다양한 과목을 조합해 만든 문제로 학생 혼자 힘이 아니라 토론과 협력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압박감에서 벗어서 재미와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한국에서는 강원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김상균 교수가 직접 수업에 게임을 활용해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 냈다. 김 교수는 60세까지 계속되는 공부를 피할 수 없다면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게임화를 뜻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교육에 적용하며 기존 수업 패러다임을 바꿨다.
게이미피게이션이 적용된 교실에서 교사는 학생들이 즐거운 놀이를 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는 게임 마스터다. 학생은 미션에 도전하고 좋은 결과에 대해 보상을 받는 플레이어로 변신하게 된다.
김상균 교수는 “100개 가르치고 20개만 활용하는 것보다 50개를 재미있게 가르치고 40개를 최대한 활용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교육”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