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속초 75분' 춘천~속초 고속철도 사업 재도전

국토교통부가 환경부에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을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재신청했다. 지난 7월 한 차례 보류 판정을 받은 지 4개월여 만이다.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1시간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어 지역 교통·물류 발전에 전기가 마련된다. 환경 파괴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다.

2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가 설악산 터널 구축 계획을 수정해 춘천~속초 철도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했다.

춘천~속초 철도사업은 춘천~화천~양구~인제~백담~속초를 잇는 94㎞ 구간으로 계획됐다. 이를 청량리에서부터 춘천까지 이어지는 경춘선과 연결하면 청량리에서 속초까지 1시간 15분 만에 도착한다.

사업은 접경지역인 탓에 경제성 부족으로 30년 동안 지지부진했다. 2016년 국가재정사업으로 확정되면서 수도권과 교통편이 불편한 강원도 일대에서 환영 받았다. 인천공항에서 속초까지 1시간 50분에 이동 가능해 관광효과 기대도 컸다. 국가재정은 약 2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사업은 지난 7월 환경영향평가에서 보류됐다. 국토부와 강원도는 설악산에 지하 100~700m 깊이 터널을 뚫어 설악산을 9.2㎞ 통과한다는 계획이었다. 국립공원인 설악산 환경 파괴 문제가 제기되면서 반려됐다.

국토부와 강원도는 기존 도로가 있는 미시령 터널 밑을 통과한다는 계획으로 변경해 최근 다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번 평가했던 사업이지만 규모가 큰 사업이어서 몇 달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변수다. 거짓·부실 검토 전문위원회를 신설해 검증 강도를 높이고 이행사항은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개정안이 2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은 29일부터 시행된다.

환경영향평가서는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피하거나 제거, 감소시키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다.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개발사업을 허가·승인받기 전 사업자가 해당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예측·평가해 작성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안대로 추진된다면 춘천~속초 철도는 당초 계획보다 약 14㎞정도 구간이 길어진다. 구간이 연장돼도 서울에서부터 1시간 초반대에, 인천공항에서도 1시간대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계획대로라면 국토부는 이르면 상반기 기본설계를 시작한다. 기본설계예산으로 지난해와 올해 165억원을 확보했지만, 환경영향평가에서 보류되면서 집행하지 못했다. 2025년 완공이 목표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립공원에 터널을 새로 뚫는 것이 아니라 기존 도로 밑에 구축하는 것이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사업을 하루 빨리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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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속초 고속철도 초기 계획. 출처=강원도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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