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XR을 비롯한 신형 아이폰 3종의 생산 계획을 감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애플 부품 공급업체 임원들과 휴대전화·부품 조립 근로자들을 인용해 최근 몇 주간 애플이 지난 9월 공개한 아이폰XR, XS, XS맥스 모두에 대해 생산 주문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3종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으로 판매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아이폰XR이 가장 문제로 지목됐다.
애플은 지난달 말 일부 부품업체들에 애초 9월∼내년 2월 생산을 요청했던 아이폰XR 7000만대 중 최대 3분의 1을 줄인 데 이어 지난주 재차 생산 계획을 감축하기로 일부 업체에 통보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런 보도에 19일 장중 애플의 주가는 연중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약세장에 진입했다.
지난주에는 코보와 루멘텀 홀딩스, 저팬디스플레이 등 주요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들이 분기 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큰 고객으로부터의 주문량 감소'를 언급했다.
이들은 애플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지만, 이들 업체의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내지 절반에 달한다.
중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폭스콘의 경우 생산에 한창 분주한 시기에 근로자들이 시간 외 근로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폭스콘이 이를 줄이면서 주 수입원인 시간 외 근로 수당이 줄어들게 된 수천 명이 계획보다 일찍 회사를 떠났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WSJ은 예상보다 신형 아이폰 수요가 저조한 데다 지난해 아이폰 플래그십 신형 모델이 2종이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3종이 한꺼번에 출시되면서 애플의 수요예측 역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폰이 분기 실적 발표에 아이폰 판매 대수를 포함하지 않기로 한 것과 아이폰 신형 단가가 더 높아진 것도 수요예측을 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사업을 키워온 부품업체들은 이런 상황에 혼란을 호소하고 있다.
2014년 나온 아이폰6는 애플의 예상보다 잘 팔려 부품업체들이 늘어난 주문을 맞추느라 분투했지만, 바로 이듬해 아이폰6S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지자 부품업체들도 재고 증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아이폰X 판매량은 애플의 초기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애플은 이 모델 생산량을 올해 1분기 2000만대나 줄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