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얻기 위한 채굴(마이닝)작업에는 실제 광산에서 같은 가치의 금이나 백금 등 광물을 채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호화폐 거래량이 증가하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해져 환경 부하가 커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오크리지(Oak Ridge) 과학교육기술연구소 연구팀은 6일 이런 연구결과를 영국 과학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에 발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암호화폐는 모든 거래 이력을 일정 기간마다 인터넷상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거래 기록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방대한 계산작업이 필요하다. 희망자가 이 작업에 협력하면 암호화폐를 보수로 받는다.
연구팀은 2016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모네로 등 4종류 암호화폐 채굴작업을 했다. 1달러 상당의 이들 암호화폐를 얻는데 소요된 에너지를 계산한 결과 7-17 MJ(megajoules. '줄'은 에너지 단위)로 나타났다. 작업에 필요한 전력소비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00만~500만t으로 추정됐다.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은 비트코인은 1달러 상당의 금이나 은, 백금을 채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1.9~4배가 소모됐다. 다른 3종류 암호화폐도 금이나 은, 백금을 채굴하는 데 필요한 것과 같거나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고 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에너지 면에서 볼 때 새로운 가상통화를 계속 만드는 게 의미가 있는 건지, 마이닝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