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개막하면 케이블 TV는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케이블 TV 모두가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설비투자비용(CAPEX)과 운용비용(OPEX)을 절감하고 시장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신속하게 출시하는 게 핵심입니다.”
5G 시대를 대비하려는 통신사업자 네트워크 투자가 한창이다. 5G 핵심으로 손꼽히는 초고화질(UHD)·가상현실(VR) 콘텐츠를 수용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는 대용량·초고속 네트워크 장비 구축과 소프트웨어(SW) 기반 유연한 네트워크 구성이 선행돼야 한다. 톰 케네디 시스코 케이블액세스사업부 이사는 이러한 변화가 케이블 TV에도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케네디 이사는 “기존 케이블모뎀종단시스템(CMTS) 방식으로는 5G 등 가입자가 요구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소비자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케이블TV가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주요 케이블TV는 분산형 네트워크 기술과 가상화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 인터넷 속도를 높이고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한다. 개선된 통신 서비스 속도와 부가 애플리케이션은 '프리미엄' 서비스로 제공한다. 이는 케이블 TV 신규 수익원이 됐다. 서비스 품질에 따라 요금을 차등 적용, 수익 창구를 다각화한 결과다.
이러한 시도는 케이블 TV 생존과 직결된다. 미국 케이블 TV도 우리나라처럼 가입자 정체 등 시장 포화에 직면했다는 게 케네디 이사 판단이다. 그는 “IPTV 대비 케이블TV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건 글로벌 추세”라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케이블TV가 네트워크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케이블 TV 경쟁력 확보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케네디 이사는 “선진국 대비 한국 케이블 TV 네트워크 고도화는 아주 초기 단계”라면서 “이상적 네트워크 구조로 손꼽히는 클라우드 방식은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케이블 TV 네트워크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게 케네디 이사 주장이다. 통신사와 정보기술(IT) 서비스기업이 클라우드에 투자하는 것도 전통적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라고 강조했다.
케네디 이사는 “네트워크 고도화는 신규 서비스 구현뿐만 아니라 CAPEX와 OPEX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면서 “비용 절감과 네트워크 운영 편의성은 케이블TV가 5G 시대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