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융합 기술은 혁신성장 자양분…지속 육성해야"

“저전력 차세대 반도체, 화학·정유 효율을 높이는 나노촉매, 자동차·항공기용 경량 소재, 의료용 체내진단 기기 등 최근 제조업 기술 발전은 나노 기술과 연관돼 있습니다. 혁신성장 자양분인 나노 기술에 대한 지속 투자가 필요합니다.” (차국헌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을 도입해 7나노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는데는 2000년대 초반 나노육성 사업으로 EUV 리소그라피 연구를 시작한 것이 밑거름이 됐습니다. 혁신성장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선도적인 정부 R&D 지원이 대한민국 제조업을 되살릴 수 있는 불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진호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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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연구협의회와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이 주관하는 국회 신성장산업포럼이 혁신성장 나노에서 답을 찾다를 주제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유지범 나노기술연구협의회장(맨 왼쪽)이 참석자 토론을 주재하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5일 '혁신성장, 나노에서 답을 찾다' 주제로 열린 국회신성장산업포럼에서 나노융합 분야 산·학·연·관 전문가는 국내 산업계 혁신성장을 견인하고 4차 산업혁명 기반이 되는 나노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는 2001년 국가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나노기술을 육성해왔다. 그동안 5조7000억원이라는 예산을 집중 투입한 결과 2001년 선진국 대비 25% 수준이었던 기술경쟁력이 81%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정부 나노 관련 주요 연구개발(R&D) 사업이 2020년을 전후로 일몰을 앞두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이 2019년 일몰될 예정이고, 산업통상자원부 '나노융합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은 2020년부터 일몰된다. 양부처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나노융합2020사업'도 2020년 종료될 예정이다.

이관영 고려대 부총장은 “우리나라는 늘 추격형으로 선진국에서 하던 R&D를 쫓아갔지만 나노 분야는 미국과 거의 비슷한 시기 투자를 시작해 현재까지 6조원 가까운 많은 지원을 했으며 학문적·산업적 성과도 굉장히 크다”면서 “정부 사업이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일몰되며 많은 투자가 끝나가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안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준 전 서울대 교수도 “반도체 연구개발 사업이 일몰된 이후 지난 15년간 지원이 끊기다 보니 인력이 사라지고 인공지능 칩이나 시스템IC 디자인에서 중국에 뒤지는 결과가 생겼다”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 과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모여 1조원 규모 반도체 예타가 다시 시작된 것처럼 나노 분야도 10년 뒤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선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도 나노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나노융합2020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크루셜텍 대표이자 벤처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안건준 대표는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1년 수준으로 줄어들고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 경쟁력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제조 벤처의 성공을 위해서는 나노기술이 중요한 만큼 제2의 나노 관련 사업이 진행돼 큰 일을 도모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용설 아모그린텍 부사장은 “그동안 나노 분야 시장 형성이 더뎠지만 중국의 추격을 받는 국내 제조사가 7나노 반도체, 퀀텀닷 TV, 플렉시블 스마트폰 등 나노기술을 채택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면서 “나노기술이 상용화되며 매출로 연결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계속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국회신성장산업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여러 신기술을 융합해 어떻게 창의적으로 발전시키느냐를 국가적 과제로 고민하고 있는 만큼 나노융합 영역에서 다른 나라를 추월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이를 산업화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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