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핵심 역할을 할 필수 실현기술입니다. 우리나라가 미래를 이끌 수 있도록 관련 기술 확산 기반을 마련하고 전문 인력 양성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이준구 KAIST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ITRC 센터장(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은 이달 초 문을 연 센터를 통해 우리나라가 양자컴퓨팅 역량과 기반을 확보하는데 밑거름이 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ITRC 센터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양자컴퓨팅 특화 연구·교육센터다. 공모를 거쳐 정부의 인정을 받은 기관이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를 가지는 곳이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선진국, 글로벌 대기업이 선도하는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센터 설립 목표다.
물론 갈 길이 멀다. 해외에서는 올해 초에 이미 72큐빗 양자컴퓨터 칩이 개발된 상황이다.
이 센터장은 “현재 우리나라와 해외 선진국 사이의 기술격차를 7.6년으로 보고 있다”며 “재빨리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략의 핵심은 이후의 양자컴퓨팅 기술이다. 기존 초전도 기반양자컴퓨팅 기술은 이미 따라잡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분야인 '원자 포획 큐빗' 개발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원자 포획 큐빗은 낱개로 여러 개 원자를 진공 포획해 양자성질을 가지게 하는 방식이다. 아직 연산 성능은 초전도 큐빗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큐빗을 기존 2차원이 아닌 3차원 구조로 구성할 수 있다. 초전도 큐빗은 2차원 기판을 기반으로 해 3차원 구조 구현이 불가능하다. 원자 포획 큐빗은 큐빗 간 거리를 가깝게 해 큐빗 연산의 핵심인 '얽힘 작용 연산'을 쉽게 구현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원자를 포획하는 기술이다. 높은 출력의 레이저 장치가 필요하다. 또 결맞음 현상을 늘리는 연구도 필수다.
이 센터장은 “원자 포획 큐빗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선도 그룹에 들어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후에도 충분히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HW)뿐만 아니라 알고리듬 개발에도 주안점을 둔다. 구현된 HW가 더욱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발전된 알고리듬 구현에 나선다.
이런 연구의 궁극 목표는 '사람 수준의 AI'를 구현할 수 있도록 양자컴퓨팅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기존 AI의 한계는 컴퓨팅파워에 있다. 현재 체계로는 지구상의 모든 전기를 사용해야 인간 수준의 지능을 얻을 수 있다”며 “반면에 양자컴퓨터는 아주 적은 전력으로 동작 가능해 양자컴퓨팅 기술 발전이 곧 AI 발전에도 직결 된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인재양성도 센터의 주된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분야를 지탱할 인력이 없다면 기술을 확보해도 세계를 선도할 동력을 갖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양자컴퓨팅 산업이 형성되려면 전문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생태계 구축이 필수”라며 “KAIST 대학원과 여타 대학, 산업체 인력 양성 체계를 활용한 인재 양성을 진행해 인재의 씨를 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