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만금 개발 방향을 신재생에너지로 틀면서 지난 27년 동안 좌절된 새만금 개발에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민간 투자를 어떻게 끌어낼지가 관건이다.
새만금개발청과 전라북도는 새만금을 세계 최고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비전과 사업계획을 30일 발표했다.
개발청과 도는 2022년까지 새만금 내측에 세계 최대 규모인 3GW급 태양광 발전단지와 외측인 군산 인근 해역에 GW급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태양광 중심 3GW급 재생에너지 사업은 새만금에서 소음·고도제한 등이 있는 공항인접지역과 개발 수요가 낮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새만금개발청이 2022년까지 2.6GW 규모의 발전시설을 구축한다. 송변전계통을 연계하는 등 태양광 발전사업에 선투자 한다. 나머지 발전사업은 새만금 내부개발 촉진, 기업의 투자유치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외측에서 추진하는 GW급 해상풍력 사업은 2026년까지 진행한다. 수상태양광과 해상풍력 제조산업단지를 건설해 물류공급을 위한 해상풍력 배후 항만 구축, 제조기업 유치 등도 추진한다. 실증연구단지와 성능평가센터 등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연구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술사업화와 인력양성을 지원한다.
정부가 인프라 구축 등으로 5690억원을 투자하고, 민간이 10조원을 투자해야 완성할 수 있는 사업이다. 민간 투자에 기대 다시 개발을 시도하는 셈이다.
1991년 첫 삽을 뜬 새만금 사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농지, 관광·레저, 산업, 한중경제협력 등으로 개발 방향 역시 달라졌다. 기존 방향에 회의적인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여전히 매립조차 되지 않은 땅이 대다수다. 국제협력용지(52㎢), 관광레저용지(36.8㎢)등은 매립된 지역이 전무하다.
부지를 제공하면서 첨단 소재 기업 유치에도 나섰으나 지지부진하다. 그동안 총 73개사가 15조6000억원 규모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으나 실제 입주 기업은 4개사에 그쳤다. 일본 도레이와 벨기에 솔베이, OCISE, ECS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공장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특수목적법인(SPC) 리튬코리아가 MOU를 교환하면서 새만금이 이차전지 메카로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 해 4월 착공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2023년 세계잼버리 대회 유치가 기대할 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약 9㎢에 이르는 잼버리 대회 부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지관리기금을 투입해 2022년 12월 이전에 매립완료할 예정이다.
정부는 새만금 지역 특색을 살린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새만금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9월 설립된 새만금개발공사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으로 재원을 마련해 부지 매립과 조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발전사 재생에너지 투자 수요가 새만금 개발의 발판이 되는 셈이다. 재생에너지 사업에 따라 새만금 전체 개발 사업 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20년 원상복구를 조건으로 한다고 해도 투자 수요가 많은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재생에너지 클러스터가 성공하면 인근 산단에도 전력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어 산업단지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