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해외에서 사업을 할 때 데이터 문제로 고착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EU에서 GDPR로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는 제도를 만들었는데요. 프랑스에서 사업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GDPR는 올해 5월 유럽연합(EU)이 시작한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다. EU 거주자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업과 단체가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된 광범위한 규정을 준수하도록 강제한다.
이해진 GIO는 국감에서 “(GDPR 문제를) 미국과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해결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정부 차원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GIO는 글로벌 경쟁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국외 기업이 워낙 큰 비용을 들여 연구개발(R&D)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GIO는 “해외 기업이 워낙 좋은 인력을 모아놨다”면서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네이버는 많이 불리하고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책임감도 드러냈다. 배달 앱 1위를 차지하는 '배달의 민족'에 대한 투자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 GIO는 “국내 배달앱 업계 2등, 3등이 모두 외국 업체가 투자한 회사”라면서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서 이쪽 사업을 키우는 것이 저희가 할 일”이라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네이버 댓글 조작에 대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해진 GIO는 “매크로를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봉쇄할 수 없다. 그것은 글로벌 기업도 마찬가지”라면서 “네이버가 뉴스를 편집하지 않고 언론사가 하는 형태로 바꾸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는 게 그 대책 중 하나”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10월부터 검색창과 인공지능(AI) 연결 버튼 '그린닷'만 남긴 모바일 첫화면을 베타 테스트 중이다.
국감을 앞두고 첫 화면을 개편한 것이 꼼수가 아니냐는 질의에는 “(첫 화면 개편은) 큰 리스크가 있는 작업으로 네이버도 큰 결심을 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매크로로 인한 트래픽 증가는 광고 수익과 상관없다”고 반박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가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스스로 규제하는 것은 힘들다”면서 “독일 사회관계망서비스 개선법처럼 공적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해진 GIO는 “(공적규제는) 사용자 목소리와 글로벌 업체에 대한 역차별이 가장 걱정되고 중요한 문제”라고 대답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 2018 국정감사 말말말
“미국·일본은 국가가 GDPR 문제 해결에 나서. 지원해달라”
“네이버 뉴스편집 안하는 것이 근본 대책. 매크로 완벽히 못 막아”
“배달업체 투자 등 국내 스타트업 키우기도 네이버가 할 일”
“공적 규제에는 사용자 의견·글로벌 역차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이현수 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