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LPG차 규제개혁과 지원정책

자동차 회사들은 늘 부족한 공기를 더 많이 공급 받기 위해 DOHC, 터보차저, 인터쿨러 등 신기술을 개발해 왔다. 불완전 연소로 인한 유해 물질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각국에서 높은 환경 규제 기준을 제정하면서 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 경쟁이 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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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균 홍익대학교 교수.

얼마 전 BMW 차량의 연이은 화재 사건과 2015년 9월 미국에서 발생한 폭스바겐 자동차 연비 조작 사건도 출력과 연비는 높이고 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경쟁의 결과다.

경유차에 설치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는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신기술로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배기가스에 포함된 탄화 물질과 불완전 연소 입자가 냉각되지 않은 상태로 흡기 라인의 공기와 접촉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경유차는 연소 온도가 높을수록 출력과 연비는 좋아지지만 공기에 포함된 질소와 산소는 반응해서 질소산화물이 급증하게 되는 것이 문제다. 이들 부품에 대한 교체 내구 수명과 사후서비스(AS) 논란, 업체 상호 간의 신기술과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국의 폭스바겐 게이트, 일본의 토요타 사고, 한국의 BMW 화재로 나타난 것이다.

경유차는 원래부터 출력과 연비가 우수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강화된 환경 기준에 맞춰 개발된 EGR와 디젤미립자필터(DPF)는 원가 상승과 위험성을 높였다.

경유차는 1급 발암 물질인 질소산화물과 초미세먼지가 타 차량을 압도한다. 무엇보다 관리 부실로 경유차 배출 허용 기준을 실내에 적용한 경우와 실제 도로 주행에서 측정된 결과를 비교하면 4~8배 차이가 난다고 발표한 환경부 데이터가 우리의 실상이다.

휘발유나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에는 EGR가 장착되지 않기 때문에 화재 발생 위험성은 낮다. 최근 5년 동안 미세먼지를 줄여 보자는 주장은 많았지만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가장 높은 휘발유차는 친환경성 문제, LPG 차량은 연료 사용 제한 규제로 자유로운 생산과 판매·구입을 할 수 없어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외국에서 경유차 규제는 나날이 강화됐지만 LPG 차량은 에코 등급의 친환경차 지정으로 세금 감면, 차량 2부제 해제, 보조금 지원 등 보급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발표된 스페인의 LPG 차량 보급률은 전년 대비 5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전기차나 수소차의 높은 가격과 인프라 문제로 LPG 자동차를 경유차의 대체 차량으로 삼은 것이다.

LPG 차량은 유럽 중심으로 2000년 이후 연평균 9~10%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는 2002년 25개의 LPG 차종 모델에서 30% 이상 줄어들어 신차 출시가 없는 실정이다. 2011년 세계 1위의 LPG 차량 보유국에서 2018년 상반기 등록 대수가 208만6000대로 전년 대비 약 3% 감소했다. 이것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반인이 LPG 차량을 구입할 수 없도록 규제, 차량 개발과 매매 시장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최근 미세먼지 여파로 지난 4월 환경부가 친환경차의 등급을 조정했다. 경유차는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 배출량에 따라 3~5등급으로 떨어졌고, LPG·휘발유 차량은 1~5등급으로 개정됐다. 이제 LPG 차량에만 부과하는 각종 규제책을 제거하고, 유럽 수준의 지원 정책을 추진해 LPG차량이 전기차·수소차의 브리지 자동차로 성장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자동차의 친환경성 등급에 따라 유럽 수준의 운행 제한 및 과징금을 부과하고 노후 경유차를 신차로 교체할 때도 친환경 등급에 따라 1~2등급은 100%, 3~4등급은 70%, 5등급은 제외하는 등 차별화 정책에 동참해야 한다.

김청균 홍익대 교수 ckkim_hong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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