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무역전쟁 최전선에 선 중국 고위 관료가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중산 중국 상무부 부장(장관급)은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계속해서 관세를 인상하면 중국이 굴복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그들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모른다”며 “이 불굴(不屈)의 국가는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외국의 괴롭힘을 당했지만,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조차 절대 굴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 상무부장은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에 맞설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결심과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 부장의 발언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한 미·중 무역전쟁 백서를 중국 정부가 발간한 데 이어 가장 강력한 대응이라고 평했다.
그가 이끄는 상무부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담당하는 부서로서, 상무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 부장은 중국 기업이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한다는 주장에 대해 “중국의 법규는 기술 이전을 절대 강제하지 않는다”며 “기업이 기술과 특허를 사들이는 것은 시장에서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경제 발전과 과학기술 진보는 모두 개혁과 시장개방, 중국 인민의 노력에 힘입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미국을 이용해 막대한 무역흑자를 올리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한쪽이 다른 쪽을 일방적으로 이용한다면 거래 관계가 어떻게 지속할 수 있겠느냐”며 “기업과 소비자는 그들이 이용당하는지 아닌지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는 분위기이다.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설전'에 가까운 발언을 주고받기도 했다.
당시 왕 국무위원이 "미국이 잘못된 행위를 즉시 멈추기를 중국은 원하며, 양국은 협력과 공영의 올바른 길을 걸어야지 충돌과 대립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자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과 중국은 근본적인 견해 차이를 갖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