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일하는 엄마)은 자녀에 대한 보육료로 월평균 77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는 주로 친정 어머니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KB금융그룹은 7일 '2018 한국의 워킹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만 25~59세 기혼 직장여성 16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8월 실시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워킹맘은 월평균 77만원을 자녀 보육료로 썼다. 자녀 나이가 어릴수록 지출금액은 늘어났다. 영아 자녀 보육료는 평균 96만원으로 가장 많은 비용이 들었고, 유아·미취학자녀 75만원, 초등학생 자녀 58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육아는 대체로 친정 어머니의 손을 빌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를 돌보는 일에 워킹맘 본인(32.5%)이 가장 많이 참여하긴 했으나 뒤를 이어 친정 어머니가 28.8%로 높은 수준을 차지했다. 배우자는 25.3%로 비중이 더 낮았다. 특히 영유아 자녀는 친정 어머니(49.1%)가 돌보는 비중이 워킹맘 본인(45.4%)보다 높아 주양육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정 어머니가 도움을 주는 항목은 자녀 식사 챙기기(65.3%), 자녀 등하교(56.4%), 음식하기(50.3%), 자녀와 놀이(43%), 청소 빨래(38%) 등으로 전반적인 집안일을 도맡았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자녀 돌봄을 우선적으로 하는 비중은 워킹맘 본인(22.7%), 배우자(20.3%)로 비슷했다. 그러나 자녀 연령별로 보면 36개월 미만 영아(35.7%), 유아·미취학 자녀(40.1%) 돌봄에는 워킹맘의 손이 더 많이 갔다.
퇴근 후 자녀 돌봄을 우선적으로 하는 비중은 워킹맘 22.7%, 배우자 20.3%로 비슷하며, 자녀 연령에 따라 퇴근 후 자녀 돌봄을 우선적으로 하는 비중은 36개월 미만 영아 자녀가 있는 경우 35.7%, 유아/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40.1%로 높게 나타났다.
육아 조력자는 부부를 제외하고 1명인 경우가 72.3%로 가장 많았고, 2명(20.4%), 4명(1.5%)으로 집계됐다. 5명(0.7%)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맘 중 37.3%는 가족이나 친척이 아닌 도우미에게 자녀 돌봄을 부탁한 경험이 있었다.
워킹맘의 영유아 자녀는 평균 7시간43분을 보육·교육기관에서 지냈다. 9시간 이상 머무르는 비중도 32.2%로 높게 나타났다. 미취학 자녀는 평균 7시간28분, 초등학생 자녀는 6시간22분을 기관에서 보냈다. 영유아 자녀 중 94.1%, 미취학 자녀 중 97.9%는 오후 7시 전에 하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워킹맘이 퇴근하기까지의 보육 공백은 불가피한 모습이었다.
육아 병행에도 현재 직장을 계속 다니겠다는 워킹맘은 83%로 높게 나타났다. 직장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이유로 이들 상당수(60.8%)가 '가계 경제 보탬'을 꼽았다. 이직 경험이 있는 워킹맘도 80.6%로 조사됐다. 퇴사 이유를 결혼 또는 임신·출산·육아·교육을 선택한 응답자 중 경력단절기간이 5년 이상 길어지는 경우가 각 39.4%, 35.6%로 다른 사유로 퇴사한 응답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좋은 편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73.6%를 차지했다. 자녀가 정서적으로 건강하다는 응답자도 66.6%에 달했다. 그러나 본인을 위한 시간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과반수가 넘는 51.2%를 차지해 본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전문은 KB금융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8일 확인할 수 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