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정책 홍보실적 위해 유관·민간단체 동원... "도 넘은 갑질"

중소벤처기업부가 일자리 안정자금 등 정부정책 홍보실적을 올리기 위해 유관기관에 홍보를 직접 지시하고 민간기관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 일자리와 창업 정책 관련해서도 관계단체에 홍보협조공문을 배포, 실적을 보고받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갑, 자유한국당)은 최저임금 인상 대책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이 추진됐으나 신청률이 저조하자 중기부가 유관기관, 민간 협·단체에 홍보를 강제하고 일일보고까지 받았다고 4일 밝혔다.

곽 의원이 밝힌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해 11월 유관기관 본부장이 참석하는 홍보계획 회의를 열고 방안을 논의했다. 12월에는 차관이 직접 회의를 주재, 유관기관 기관장과 협·단체 부회장을 참석시켜 기관별 홍보실적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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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시작한 올해 1월부터는 각 기관 홍보실적을 매일 취합, 고용부 산하 일자리 안정자금 추진단에 보고했다. 중기부가 취합한 일일보고에는 '홍보전담반' 활동 상황, 기관장 간담회 및 설명회 개최, 언론홍보, 이메일, 현수막, 리플렛 현황 등 각 기관 홍보 활동이 상세하게 담겼다.

유관기관은 내부 직원을 동원해 전화홍보를 하고 광고를 집행했다. 전화홍보는 4월에서 6월까지 3개 기관, 광고는 5월 말경 2개 기관이 실시했다. 실행 날짜가 동일해 중기부 직접 지시 의혹도 제기된다.

민간 협·단체는 5월 중순까지 단체장 현장방문 36회, 홍보전담반 간담회 76회(4395개 업체), 일반 간담회 120회(6457개 업체), 언론노출 87회, 리플렛 2만6000개, 이메일 55만개에 달하는 홍보를 진행했다. 중기부는 이를 바탕으로 일자리 안정자금 홍보목표치 대비 현장홍보 93.6%, 현수막 121.8%, 리플렛 285% 성과를 달성했다.

곽대훈 의원은 “정책홍보는 정부부처 몫임에도 홍보실적을 늘리기 위해 독립성이 보장된 유관기관과 민간 협·단체에까지 떠넘기고 매일 보고받은 것은 도를 넘은 갑질”이라며 “유관기관을 콜센터나 광고대행업체로 여기고 민간단체를 소관부서로 생각하는 중기부 행태를 국정감사 통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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