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마이닝) 기업인 중국 비트메인이 홍콩 증시 상장에 도전한다.
암호화폐 가격이 일 년 전과 비교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가 있는 비트메인은 26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홍콩 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비트메인은 거래소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목표 기업가치나 공모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이 앞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비트메인은 기업가치 150억달러를 기준으로 약 3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을 검토했었다.
회사는 이날 상장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상반기 실적 등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회사는 상반기에 작년 동기 대비 약 10배 증가한 28억4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0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작년 전체 순이익보다 많은 규모다.
대부분 수익은 암호화폐 채굴 장비 판매에서 거뒀다. 회사는 IPO로 모은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제품 생산량을 늘리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메인은 2013년에 설립됐다. 암호화폐, 인공지능(AI) 응용 프로그램, 채굴 전용 주문형 반도체(ASIC) 제조 판매로 수익을 거둔다. 비트메인은 앞으로 5년 내로 회사 주요 매출이 대규모 연산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AI 칩에서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홍콩 주식시장의 약세를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비트메인 IPO에 몰려들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홍콩 증시 벤치마크인 항셍지수가 전 세계 주요 증시 중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올해 1월 최고치보다 16% 하락했다.
현재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말과 비교해 가격이 65% 이상 떨어지면서 6500달러선을 기록하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채굴 장비 판매에도 영향이 미쳤다.
비트메인은 2017년 기준 암호화폐 채굴 장비 시장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비트메인보다 시장 점유율이 작은 2,3위 기업들이 앞서 홍콩 증시 상장을 위한 서류를 제출했으나 아직 IPO를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