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2차 북미정상회담·종전선언 수면 위로...남은 과제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공식화됐다. '9월 평양공동선언'을 기반으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 측의 상응조치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남북미 종전선언'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시화된 '2차 북미 핵 담판'…남은 과제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제73차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손발을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가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아주 곧(pretty soon) 열릴 것”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실무 작업을 진행 중으로, 머지않아 빠른 시일 내 2차 정상회담 장소 등이 구체 사항이 결정돼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신뢰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고려하면, 한미 간 북한 비핵화 관련 상응조치와 종전선언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물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잇달아 보낸 친서, 또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전한 김 위원장의 미공개 메시지 등이 주효했다. 청와대와 백악관이 한미정상회담 후 북미 대화에 대한 상세한 입장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추후 일정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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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청와대>.

북미 대화 물꼬가 트이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연내 개최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 분야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다. 다음달 열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북미 외교장관 회담을 제안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논의도 속도를 붙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건너뛰고, 곧바로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직행할 것으로 점쳤다.

다만 미국이 북미 대화에서 '시간'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이 없을 경우 북미정상회담 일정은 다시 늦춰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측으로부터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뜨거운 의지를 확인했다”면서도 “하지만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서두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두 번째 회담을 준비 중이지만 '올바른 여건'이 충족됐는지를 분명히 하려면 여전히 조금 할 일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에 명시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 영구적 폐기 절차를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 남아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도 주목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워싱턴, 북한 측은 평양을 선호하지만 제 3의 장소가 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차 싱가포르 북미 회담 때와 비슷한 형식이겠지만 장소는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미 대화 순항…연내 종전선언 가능성은

3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남북미 사이에 북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 상응조치 공감대가 형성되면 '종전선언'으로 직행한다. 김 위원장은 연내 서울에 답방할 예정이다. 이와 연계해 남북미 3자가 만나 비핵화 조치 이행 합의와 종전선언 등을 하는 시나리오가 조심스레 관측된다. 시기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 본격적인 비핵화가 가시화되는 시점인 12월이 유력하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이 다시 마주 앉는다면 비핵화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고, 또 이에 따른 종정선언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미국외교협회(CFR) 등 국제문제 관련 3개 단체가 공동 주최한 합동연설에서 “남북이 추구하는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하며, 종전선언이 이뤄져도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는 정전체제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 주둔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 무관하게 한미 동맹이 결정할 문제라는 점도 설명했다. 김 위원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북한 간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빠른 시기에 종전선언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도 한미정상회담 종료 후 양 정상이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도 긴밀히 논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리지 않았지만 종전선언 협의 여부를 공개한 자체가 상당부분 논의됐음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회담 테이블에서 종전선언 장소와 형태 등이 다각도로 다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종전선언이 연내 이뤄진다면 남북미 3자가 한반도에 모여 서울이나 제주도, 판문점 등에서 하는 방안, 북미와 남북 정상이 워싱턴이나 서울에서 연쇄적으로 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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