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맞벌이 부모가 많아 아이들 방과 후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19일 오전 북한의 예체능·과학영재교육기관인 평양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했다.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은 평양시 학생을 위한 방과 후 교육·문화시설이다. 예체능 영재학교인 금성중학교를 부속으로 두고 있다. 이곳 학생 대부분이 방과 후 궁전에서 음악 등 예술교육을 받는다.
북한의 퍼스트레이디인 리설주 여사 역시 금성중학교를 다니면서 학생소년궁전에서 방과 후 교육을 받았다.
건물 내부 입구 정면에는 '어린이들은 우리나라의 보배들입니다. 앞날의 조선은 우리 어린이들의 것입니다'라는 김일성 국가주석의 글귀가 있었다.
건물 내부에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양쪽 에스컬레이터와 입구에는 흰 셔츠와 검정 반바지, 빨간 스카프 차림 어린이들이 꽃다발을 들고 김 여사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0시28분께 김 여사가 도착하자 렴윤학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총장이 환영 인사를 건넸다.
김 여사는 렴 총장에게 시설 안내를 받으면서 “사실 우리나라도 부모가 흔히 맞벌이를 한다. 그러니까 아이들의 학교 끝나고 나서 교육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렴윤학 총장의 안내에 따라 △조선무용 △가야금 △수영 및 다이빙 교육을 둘러본 뒤 학생이 준비한 공연을 관람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 박원순 서울시장 등도 다른 일정을 마치고 김 여사와 함께 공연을 지켜봤다.
렴 총장은 “원래 아이들이 오후에 온다. 오늘 (여사께서) 오신다고 특별히 오전에 학교에 양해를 구하고 학부모에게도 양해를 구해 오전에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수영장에서는 다이빙대에 오른 아이들을 보며 놀라워 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초등학교 6학년 미만이냐”고 물었고, 렴 총장은 “초등학교 아래 아이들”이라고 답했다.
렴 총장은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리는 아이를 보고 놀라워 하는 김 여사에게 “저기서 잘하는 아이들이 교육대학에 나가고 경기에도 나가고 한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렴 총장이 다른 곳으로 안내하려하자 “저기 꼬마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봐줘야죠”라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렴 총장은 “학생은 본인만의 개성을, 아이들을 봐서 전문가로 키울 수 있다고 하면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안 된다고 생각하면 간단한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의 개성을 잘 찾아 키워주는게 자신들의 일이라고 했다.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은 2000석 극장과 수영관, 과학동, 예능동, 체육관 등을 갖추고 성악과 무용, 각종 악기, 미술 등 예술과 스포츠 종목의 전문 소조(동아리) 뿐 아니라 컴퓨터와 무선통신 등 현대 과학과 기술분야 등 다양한 동아리로 운영된다.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단골 방문지로 꼽힌다. 자녀 교육열이 극심한 평양의 중산층 이상 부모가 자녀 입학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평양공동취재단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