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전쟁 위협 종식 선언으로 한반도 신경제 구상의 양 날개가 달릴 전망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접경 및 해상지역의 남북 간 협력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언제 완화 또는 해제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19일 남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문을 계기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세 번째로 만난 이번 회담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진전된 협의사항이 공개됐다.
군사적 긴장 완화가 남북 간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반도 전 지역에서 실질적 전쟁 위험 제거로 경제 협력 속도가 빨라지고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이날 남북 정상이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는 '한반도 신경제 구상' 관련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열됐다. △연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사업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 △남북 환경협력 △보건·의료 분야 협력 강화 등이 언급됐다.
파격적 경제협력 방안은 없다. 다만 4대 그룹을 비롯해 경제인이 함께 방북하면서 추후 경제 제제 완화속도에 맞춰 로드맵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해상 지역은 한반도 경제지도의 '양 날개'에 해당한다.
회담 주요 의제였던 '비핵화'는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서도 중요한 의제였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부터 2007년 남북정상회담 등 끊임없이 강조된 것은 확고한 평화체제 구축 이후 경제협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당 대표 시절부터 꾸준하게 '경제통일이 먼저'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 결실로 나온 것이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었다. 한반도 경제 구상은 큰 비전에서 '한반도 경제통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제시하고 있다.
한반도 신경제 구상은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 광복 70주년 기자회견에서 처음 공개했다. 경제활동 영역을 북한을 넘어 대륙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환동해권과 환서해권, 접경지역의 3대 권역별 계획과 남북 하나의 시장 협력으로 구성됐다. 환동해권은 에너지·자원 벨트, 환서해권은 물류·산업 벨트, 접경지역은 평화 벨트를 의미한다.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북 교류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우선으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신경제 구상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에서 언급된 철도와 도로의 연결 및 현대화, 산림복구를 위한 협력부터 시작해 남북 간 협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평양공동선언 전반에 흐르는 북한의 적극적 교류 자세와 방남 의사 등은 경제통일에 필수적인 북한의 협력을 반영한다. 아울러 평양공동선언 부속합의서로 채택된 판문점선언 군사 분야 이행합의서에는 접경 및 해상지역 전쟁 위험 제거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제시돼 있다.
변수는 남아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경제재재를 해제하거나 완화해야 남북 간 경제협력도 구체화될 수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