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남북간 철도 연결이 바꾸는 미래... "당장 내일이라도 화물 운송 가능하다"

“남북 간 합의가 이뤄지면 당장 내일이라도 철도를 이용한 화물 운송이 가능합니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철로가 다시 이어지면 항공·해운과 더불어 대한민국이 세계를 아우르는 핵심적인 물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를 관통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유라시아 횡단 철도가 완성되면 한국은 환태평양국가인 미국과 유라시아 대륙의 트랜짓포인트(환승지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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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는 1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공동으로 리커넥팅 아시아(Reconnectiong Asis)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남북 간 철도 연결로 유라시아 및 환태평양 지역 간 교역이 활성화하면 한국이 세계를 아우르는 물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우리 물류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1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공동으로 '리커넥팅 아시아(Reconnectiong Asis)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CSIS는 국제 전략 이슈를 연구하는 싱크탱크다.

행사에는 한미 양국 정치·외교 전문가와 기업, 정부, 학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가해 한반도 해빙기류에 따른 아시아 재연결과 미래 비전을 논의했다. 한국에서는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이은선 CJ대한통운 포워딩 본부장, 구형준 현대글로비스 전무 등이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존 헴리 CSIS 회장,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매튜 굿맨 CSIS 수석부회장, 라인스 프리버스 트럼프대통령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존 헴리 CSIS 회장은 “동아시아-유럽 연계 철도노선으로 물동량이 10년 안에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가 적대관계에 있던 국가를 협력 파트너로 전환시킨 것처럼 물류 연계는 아시아 지역에 긍정적이고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 세션 토론은 '신북방 철도 실크로드'를 주제로 나희승 원장과 이은선 본부장, 구형준 전무, 리사 콜린스 CSIS 연구원 등의 의견을 나눴다.

나 원장은 “역삼각형 형태 유라시아 대륙과 동그란 환태평양이 만나는 환승지점이 바로 부산과 한반도”라며 “그동안 막혀 있던 혈맥이 뚫려 환승지점을 통해 물류가 자유롭게 흐르면 비용 절감과 시간 편익, 경제적 편익을 모든 국가가 함께 향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동북아 지역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참여 국가가 동시에 같이 투자하고 평화번영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는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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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는 1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공동으로 리커넥팅 아시아(Reconnectiong Asis)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왼쪽부터)로라 비커 BBC 서울특파원,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이은선 CJ대한통운 포워딩본부장, 구형준 현대글로비스 전무, 리사 콜린스 CSIS 연구원이 패널토론했

참석자는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등 국내 물류전문업체의 북방 운송로 활용 사례도 공유했다.

구형준 현대글로비스 전무는 “지난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정기 블록트레인(전세 화물열차) 운송을 시작했다”면서 “기존 항공과 해상 경로만을 활용할 때보다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보통 자동차 부품을 해상으로 운송하면 40일 정도가 걸린다. 대체재인 항공은 3일 걸리지만 비용이 높다. 러시아 철도(TSR) 운송로 개발로 기간은 20일 정도로 단축하면서 비용 상승 부담은 줄였다는 설명이다. 세계 각지 현대차 공장에서 부품을 상호 공급하는데 재고 관리나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

구 전무는 “중간에 해상으로 이동해 환적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한반도에서 바로 철로 운송가능한 경로가 연결되면 비용과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편익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TSR와 중국횡단철도(TCR) 이용 가격이 지속 오르는 점과 까다로운 통관절차는 단점으로 지적했다.

CK대한통운 역시 최근 중국에서 출발해 유럽까지 연결되는 유라시아 운송 서비스 상품을 개발했다.

이은선 CJ대한통운 포워딩본부장은 “철도물류가 항공·해상물류만큼 개발되면 사통팔달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한국이 세계를 잇는 물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항공·해상물류로는 공항·항구가 있는 곳으로만 운송이 가능하지만 철도가 연결돼 내륙으로 한 번에 들어가면 한국과 유럽 사이의 철로 인접 국가 64개국에 물건을 모두 배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희승 원장은 “북한 철도가 상당히 낙후돼 있으나 서쪽 경의선은 40~50km 속도로 화물 철도 운송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며 “이산가족 상봉이나 평양에서 문화적 이벤트 개최 시 여객 운송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남북 철도 연결 재개에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비핵화 진전과 대북 경제 제재 문제 선결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리사 콜린스 연구원은 “북한에서 비핵화에 대한 상당한 변화가 없이는 제재 해제가 어렵고 경제적 참여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우선 전력 공급을 위한 에너지 그리드 구축이나 철도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연구 등을 함께 진행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한국 내 경기 부진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경협이나 관련 인프라 구축에 있어 국가 재정으로 진행할지 민간이나 해외 투자 등을 유치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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