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일행 최고 수준 예우 맞이
북한이 평양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일행을 최고 수준 예우를 갖춘 환영행사로 맞이했다.
18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재회했다.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는 건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이후 11년 만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10시 8분경 전용기에서 내렸다. 문 대통령은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 위원장과 악수하고 포옹을 나눴다.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동생인 김여정 당중앙위 제 1부부장, 김영철 당중앙위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 조용원 당중앙위 부부장이 수행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복, 리 여사는 남색 투피스 차림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가벼운 환담을 끝내자 북한 조선소년단 복장을 한 남녀 학생이 꽃다발로 문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대기하고 있던 환영단이 “만세”와 “조국통일”을 연신 외쳤다.
활주로에는 북한 육·해·공군이 도열했다. 의장대가 문 대통령 내외에게 예를 갖췄다. 축포가 울리는 가운데, 사열이 이어졌다. 북한 의장대는 문 대통령을 “대통령 각하”라고 칭했다. 예포 21발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연단에 올라 분열을 지켜봤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했을 때는 사열만 했을 뿐 분열은 하지 않았다. 사열은 국가원수나 지휘관이 군대가 도열한 앞을 지나며 인사를 받는 행사다. 분열은 군대가 행진하며 연단에 서 있는 이에게 존경과 예의를 표하는 행사다. 한 단계 더 높은 의전이다.
이전에는 예포도 없었다. 예포는 과거 해전이 끝나면 무장해제 표시로 탄을 소진하는 관습에서 유래했다. 현재는 예포 21발을 통해 상대국 국가원수를 환영하는 의미를 전한다.
앞서 지난 4월 정상회담 때는 김 위원장이 판문점 광장에서 육·해·공 3군으로 구성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했다. 남북관계 특수성을 고려해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예포 발사는 생략했다.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는 판문점 북쪽 지역 통일각 앞에서 인민군 의장대가 문 대통령에게 '받들어 총' 자세로 예를 표한 것이 전부였다.
문 대통령은 공항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중앙위 부위원장(조직지도부장), 리수용 당중앙위 부위원장(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능오 평양시 당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김 위원장도 밝은 모습으로 우리 측 수행원들과 악수했다.
평양공항에는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자'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한반도기와 인공기, 꽃다발을 든 환영단이 자리를 채웠다. 남자는 양복, 여자는 한복을 입었다. 가슴에는 모두 인공기 배지를 달았다. 문 대통령은 북측 환영단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환영식 의전 행사가 모두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미리 준비된 의전 차량에 탑승한 뒤 숙소를 향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숙소에 도착하자 김 위원장은 “지난 번 제대로 영접을 못한 것이 가슴에 걸렸다”며 “최대 성의를 다해 마음을 다했다. 우리 마음을 받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최고의 영접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