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인간 근육을 모방한 체외 인공근육 재생기술을 개발했다. 신약개발과 바이오닉스 기술 개발에 기여할 전망이다.
포스텍(총장 김도연)은 조동우·김동성 기계공학과 교수와 최영진 박사, 박성제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와 공동으로 인간의 몸속 근육과 유사한 체외 근육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근육관련 질병 치료용 신약 물질 안정성과 성능을 체외에서 안전하게 시험해 평가할 수 있고, 윤리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동물실험도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체외 근육조직을 만들기 위해 세포배양접시를 주로 사용했다. 이 방법은 몸속 근육처럼 근육세포가 한쪽 방향으로 나란히 자라지 못해 근육조직이 실제 체내 조직과 달랐다.
연구팀은 새로운 형태의 세포배양 기판 제작에 주목했다. 포항방사광가속기의 X선 리소그래피 기술을 활용,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부드러운 물결무늬기 새겨진 세포배양 기판을 개발했다.
이 기판은 실제 사람의 골격근 형태와 비슷한 물결무늬여서 근육 세포가 한쪽 방향으로 정렬되며 자라도록 유도할 수 있다. 기존 방법보다 2배 이상 사람의 몸과 유사한 형태의 근육조직을 만들 수 있다.
이 기판위에 사람 근육 조직에서 추출한 세포외기질을 코팅해 근육 세포에게 실제 체내 근육과 유사한 성장 조건을 제공했다.
그 결과 각종 성장인자와 중요한 단백질들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근육 세포의 생존율을 높이고 체내 근육 세포와 유사하게 분화하고 성숙하도록 돕는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조동우 교수는 “인공근육은 사람과 흡사한 지형적 구조와 미세 환경을 동시에 구현한데 의미가 있다”면서 “체내 근육과 더욱 비슷한 인공근육 재생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신약 개발, 바이오닉스 기술 개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체외 테스트 플랫폼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