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52%↓, 코발트 34%↓...이차전지 원재료 가격 안정세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이차전지 핵심 원재료 가격 상승랠리가 멈췄다. 가격 상승으로 광산 업계가 생산량을 늘리고 장기계약 위주로 공급망이 안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익성 학보에 골몰하던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17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코발트 현물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톤당 6만225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3월 9만5000달러 대비 34.5% 떨어졌다. 지난해 1월 톤당 3만3000달러 수준이던 코발트 가격은 올해 3월 9만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1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다. 코발트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제조사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이 악화된다.

'하얀 석유'라고 불리며 가격이 급등한 리튬 가격도 올해 초 ㎏당 155위안(RMB) 수준에서 하락해 현재 ㎏당 74.5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2015년 가격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 상반기 38% 상승한 니켈 가격도 안정세에 들어섰다. 니켈 현물 가격은 지난 4월 톤당 1만5700달러까지 올랐으나 현재 톤당 1만2000달러대로 하락했다.

원재료 가격이 약세로 돌아선 이유는 광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신규 광산 개발이 본격화돼 공급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세계 최대 코발트 산지인 콩고민주공화국(DRC) 코발트 생산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7.6% 늘어난 5만2491톤을 기록했다. 리튬 역시 서호주를 중심으로 신규 광산 개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세계 2위 리튬업체 칠레 SQM은 올해 리튬 공급량이 리튬 수요 증가분을 능가해 하반기에도 리튬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코발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채산성이 떨어지던 광산을 신규 개발하거나 재가동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원재료 가격이 떨어져 경제성이 악화되면 광산 개발이 중단될 수 있는 만큼 원재료 수급망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원재료 공급업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가격이 비싼 코발트 비중을 낮춘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며 원재료 가격 급등에 대응해왔다. 주요 광물 가격이 잇따라 하락 반전하면서 수익성 확보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발트, 니켈, 망간 등 주요 메탈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GM 볼트 전기차를 기준으로 가정한 가중평균 메탈투입단가는 전 분기 대비 8% 이상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4분기부터 배터리 사업 수익성 개선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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