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 이동통신사에 지불하는 도매대가가 추가 인하됐다. 알뜰폰이 200억원 이상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파사용료 면제 기한도 연장돼 연간 300억원 면제 받을 전망이다. 가격경쟁력 상실로 가입자 이탈 사태에 직면한 알뜰폰이 회생할 계기가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의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16일 발표했다.
알뜰폰과 SK텔레콤이 수익을 나누는 4만원대 이상 중고가 요금제에서 SK텔레콤 몫을 줄이는 방향으로 도매대가를 내렸다. 4만6200원 45→42.5%, 5만1700원 47.5→45%, 5만6100원 50→47.4%로 각 요금제에서 SK텔레콤이 가져가는 비율을 2.5%포인트씩 인하했다.
데이터무제한 시작 구간인 6만5890원 요금제에선 55%→51.5%로 3.5%포인트 인하했다.
알뜰폰이 가져가는 몫이 많아지면서 요금 인하 여유가 생겼다. 인하폭이 큰 무제한요금제에서 알뜰폰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저가요금제에 적용하는 종량제 도매대가도 내렸다. 데이터는 MB당 4.51원에서 3.65원으로 19.1%, 음성은 분당 26.40원에서 22.41원으로 15.1% 인하했다.
알뜰폰 도매대가 부담은 지난해보다 215억원 경감될 것으로 추산된다. 가입자가 가입만 하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에 지불해야 하는 최소사용료는 월 1800원에서 1600원으로 200원 줄였다.
전파사용료 면제 기준 월을 종전 9월에서 12월로 늦춘다. 이에 따라 올해 9월 30일까지인 전파사용료 면제 기한은 2019년 12월 31일로 연장된다. 이달 중 전파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전파사용료 면제액은 올해 337억원, 2019년 354억원으로 예상된다.
유통망도 지원한다. 우체국 입점업체를 9개에서 13개로 확대하고, 판매망을 1500개에서 추가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요금제 비교 사이트 '스마트 초이스'에서 알뜰폰 요금도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알뜰폰 업계도 공동 콜센터 설치, 야간·주말 단말 분실처리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알뜰폰은 지난해 말 기준 752만 가입자를 확보, 이동통신시장 12%를 차지했으나 이통3사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고 25% 요금할인 정책이 시행되면서 경쟁력이 약화됐다.
정부가 회선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과 10여차례 마라톤 회의 끝에 활성화 정책을 내놓자 알뜰폰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알뜰폰이 특히 취약하던 중고가 요금제 도매대가 인하로 최소한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파사용료 면제 기한 연장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 대책을 넘은 중장기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알뜰폰 관계자는 “정부가 상당히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 “데이터 사전구매제 등 알뜰폰 자율성을 확대하는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매대가 수익배분 비율 (% 수치는 SK텔레콤 몫)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