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을 산업 발전 전환점으로 만들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의지가 강력하다. 과기정통부는 이통사와 인터넷기업, 시민단체 등 민간이 참여하는 '5G 통신정책협의회'를 출범시켰다. 5G가 초래할 변화를 예측하는 한편 망 중립성, 요금체계, 번호 등 규제 전반에 걸친 변화를 추진한다. 결정은 신중해야겠지만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경청하려는 자세가 돋보인다. 기왕에 5G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협력으로 5G 시장을 선점하고 중소기업 성장도 견인하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5G 준비 과정에서 단말·장비 등 중소기업에 5G가 창출할 새로운 기회를 지원하기 위한 논의는 망 중립성, 규제 정책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2011년 롱텀에벌루션(LTE) 상용화 과정을 돌아봤으면 한다. 옛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기능을 옛 지식경제부에 이관한 이후 주파수 할당 정책 마련에만 전념했다. 산업 불공정 감시나 체계를 갖춘 진흥책이 없었다.
글로벌 기업은 LTE 기지국에서 중계기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원격무선장치(RRH)로 중계기를 상당 부분 대체했다. RRH는 중계기와 기술 측면에서 유사하지만 기지국과 연결되는 인터페이스를 개방하지 않자 국산 중계기 업체는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했다. 5G 시대에도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정부가 이제라도 대·중소기업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체계화된 5G 산업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5G 인프라 분야에서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이 발생할 우려는 없는지, 발생한다면 어떻게 막아야 하는 것이 좋은지 미리 고민해야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소형기지국(스몰셀)과 사물인터넷(IoT) 단말기 등 우리 기업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어떤 곳인지 방향 제시와 함께 투자 지원 등 역할이 필요하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