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스타트업과 기존 금융권이 협력한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빌라 등 비정형 부동산에 대한 시세·담보 가치 산정, 중소기업의 전자어음 심사, 고령견 전용 펫보험 등이 등장한다. 일반 금융소비자도 자신이 원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대출 심사와 신용 분석 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기업 9개사를 지정대리인으로 최초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지정대리인은 금융회사가 핵심 업무를 핀테크기업 등에 위탁해 혁신 금융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정대리인으로 지정된 9개 핀테크기업은 앞으로 은행, 카드사, 보험,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관련 업무를 위탁 수행하게 된다.
특히 은행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규 서비스가 추가로 등장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핀테크 기업 빅밸류, 핀테크와 협력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핀테크 기업 빅밸류는 국가 공공데이터 등 빅데이터,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비정형부동산에 대한 시세와 담보가치를 산정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하나은행 창구로 빌라 관련 대출 신청이 들어올 경우 빅밸류가 보유한 빌라 시세를 바탕으로 담보가치를 산정해 보다 빠른 대출 심사가 가능해 진다.
온라인 자동차 대출 과정에서도 고객 인증만으로 대출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취득하고 로봇을 통해 심사하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우리은행은 핀테크 기업 에이젠글로벌과 협력해 AI 예측모형을 이용한 개인여신 신용평가 및 심사를 도입한다. 대환대출 처리 및 등기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피노텍의 대환대출 플랫폼도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을 통해 시범 서비스된다.
삼성카드는 한국어음중개의 빅데이터 기반 전자어음 심사 시스템을 통해 중소기업의 어음할인 업무를 지원한다. 전자어음 소지인이 삼성카드에 어음할인을 의뢰하면, 한국어음중개가 삼성카드에 평가와 심사 결과를 통보해주는 형식이다.
BC카드는 아이패스의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실물카드, 현금, 스마트폰 등을 소지하지 않고도 바이오정보만으로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령견을 위한 펫보험도 선보인다. 한화손해보험은 만 7~10세의 고령견의 건강정보를 확인·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 스몰티켓을 통해 고령견 특화 펫보험 시범사업을 준비한다. SBI저축은행도 집펀드, 핀다 등과 협력한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1차 지정대리인으로 지정된 9개 핀테크 기업의 시범 서비스는 최대 2년간 제공된다.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핀테크 기업은 자체 개발한 혁신 서비스를 실전 테스트하며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무를 위탁한 금융회사는 새로운 서비스를 통한 신규 고객 확보와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금융위는 전망했다.
금융위는 시범 서비스 기간 종료 이후에도 핀테크 기업 혁신 서비스에 대한 인허가를 통해 자체 사업을 개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금융회사의 업무 위탁 없이도 핀테크 기업이 자체 사업에 나서는 것이 가능해 진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현재로서는 핀테크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2년 이내에는 소비자가 편리하게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2차 지정대리인 지정을 위한 신청 접수도 시장 수요 등을 검토해 4분기 중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